지구에서 잘 놀다 가는 70가지 방법 - 가끔 바보 같아도 행복하게
로버트 풀검 지음, 최정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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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에서 인생의 달콤한 당분을 찾아드리는 서당입니다. 오늘은 노년에 인생을 즐기는 법을 조금 배워보려고 합니다. 아니 제 나이가 몇인데 벌써 노년 이야기냐고요? 노년에도 인생을 즐길 수 있다면 지금은 더 즐길 수 있겠지요? 그래서 노년에도 인생을 즐기는 법을 배워보려고 해요. 이 책을 읽다 보니까 '책은 도끼다'에서 인용했던 피카소의 말이 떠올랐어요. 피카소가 자신의 인생의 정점을 찍었을 때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정교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힘들지 않았지만

다시 어린아이가 되는 데

사십 년이 걸렸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다른 책 '린치핀'에서는 이런 말을 합니다.

그림을 그리든, 이메일을 쓰든,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만들든,

이런 것들은 모두

쉬운 기술일 뿐이다.

왜 책 소개에 앞서서 다른 책들에 적힌 글들을 인용하냐고요? 그건 이 책의 저자분이 쉬운 기술을 가지신 분이 아니라 피카소가 40년이나 걸려서 가지게 되었던 그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으시는 분이기 때문이에요.


"놀 줄 아는 사람들"

첫 번째 챕터의 제목부터 심장치 않지요? 이 챕터는 읽으면서 웃음이 빵빵 터졌던 챕터이기도 해요. 혼자만 웃지 않도록 여러분께도 책에서 나온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해 드릴게요.

84p 양말이 준 깨달음

이 에피소드는 양말이 건조기에서 사라졌을 경우 2가지로 그 상황을 바라볼 수 있음을 보여줘요.

관점 1:

"건조기가 블랙홀인가 봐. 양말을 꿀꺽해 버렸어."

관점 2:

"오~ 건조기가 양말 한 짝을 만들어냈네?"

ㅎㅎ 빨리 돌리실 때 양말 몇 켤레 돌리셨는지 기억하세요? 전 보통 기억하지 못하는 편인데요. 두 번째 관점으로 보면 기대하지 않았던 양말 한 짝을 얻게 된 거라 기분이 좋아지더라고요. 첫 번째의 경우는 저에게 해를 끼친 게 아닌데 왠지 '망할 건조기'라는 혼잣말이 나오고요.



3번째 챕터에서는 메뚜기를 보고도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으시는 저자분의 노장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어요. 과연 메뚜기의 점프를 보고 무얼 느끼셨는지 한 번 볼까요?

나는 내 앞의 메뚜기가 놀랍다.

뛰어오르기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것도 잘한다.

우리의 인생은 오르기만 하거나 내리기만 하지 않죠. 인생은 오르락내리락 하는 파도와도 같고 변동성이 큰 그래프 같기도 하지요. 인생이 내리막길에 있을 때 다음 도약을 위해선 잘~ 내려와야 한다고 말하고 계세요.



이 책의 저자분께서 매년 크레타 섬으로 휴가를 가신데요. 크레타인들은 이방인이 오면 경계의 눈이 아닌 호기심의 눈으로 바라본다고 합니다. 호기심은 관심이죠. 그래서 휴가를 간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크레타인들의 결혼식에도 초대받고 친구를 많이 많이 사귀었대요. 크레타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글을 많이 읽을 수 있었어요. 크레타는 그리스의 섬인데요 그래서인지 최근에 읽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친구에 대한 명언도 생각나더라고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친구란 함께 있기를 좋아하고 함께 하면 즐거운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하면서 유익이 사라졌다고 해서 친구이기를 관두지 않는 사람들이라고도 이야기합니다. 저자분의 글에서 보면 크레타인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신을 가지고 사는 거 같더라고요. 바로 사랑이 품성인 사람들이요.

수달의 똥에서조차 깨달음을 얻으시는 저자분이셨기에 꽤나 유쾌하게 책을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철학적이고 인문학적인 사색을 하시는 분인데 전혀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은 책이었어요. 오히려 옛~날 저 어릴 때 읽던 '최불암 시리즈' 읽는 기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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