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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 협력을 통해 무리에서 사회로 도약한 이야기
윌리엄 폰 히펠 지음, 김정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침팬지의 행동양식과 인류의 진화한 행동양식을 분석함으로써 인류가 다른 집단을 이루고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유인원과 다른 점들을 비교해 준다. 인류는 미래를 대비하는 사고를 할 수 있었고 담합과 협동을 통해 자신보다 생물학적으로 강한 거대한 동물들을 사냥하고 안전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특히 수렵 채집을 하던 노마드인이었던 인류는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미래를 위한 식량을 비축하진 않았지만 농경사회로 들어서게 되면서 불공정함이 생기고 식량을 비축하는 등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생활양식이 도입되었다고 한다.

이 책은 그러면서 혈통주의에 대한 사람들의 신뢰가 형성되는 과정 등을 보여준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는 그런 것들이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하긴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성 선택설과 남녀의 차이를 설명할 때 난 이분이 우생학의 영향을 좀 받았다고 느껴졌다. 성선택에서 우열하고 선호되는 남성은 180이 넘는 키와 부를 소지한 남자라든가 여성은 1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까지 가임기일 때 남자들의 선택을 받는다는 발언이었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통계를 이용해서 여성들이 남성보다 혁신적이지 않고 발명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피력했다.

그리고 기존의 주장이 여성이 사회적인 배제를 받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실제로 특허를 내고 그러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여성이 낮기 때문에 그 주장이 틀렸다고 이야기한다. 솔직히 이 부분이 어이없었다. 그리고 인용한 통계가 1990년대 통계이다. 실제로 그 당시까지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컸던 시기인데 말이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부부가 과학자일 경우 여성이 육아 등을 위해서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는 경우가 많았고 지금도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의료계에서나 실험실에 오래 있어야 하는 직업군에서 아니 그 외에 타 직업군에서 여성은 임신과 출산의 이유로 배제된다. 그래서 저러한 통계를 사용해서 주장을 뒷받침하는 게 조금은 황당했다.
또 남자아이들이 트럭을 고르고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고르는 비율이 더 높다면서 남녀 성향과 기질이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있다고 주장했다. 역시나 이 부분도 황당했는데 실제로 아이들 용품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태어나면서부터 여자는 핑크, 남자는 파랑이라고 주입시킨다. 그래서 파랑을 입은 여자아이를 보면 옷을 보고 아들로 오해하는 경우가 흔하다. 우리에게 주로 노출되는 건 트럭을 운전하는 남성이고 집안일을 하는 여성이다. 앞 장에선 인간이 새로운 지식을 위해 타인을 모방하고 습득하는 속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그 이후에 이런 주장을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아이들에게 당연히 더 노출되는 부분이 더 익숙할 것이고 그래서 남자아이들이 트럭을 더 많이 고르고 여자아이들이 인형을 더 많이 골랐을 사실을 배제한 것이다. 표본집단을 정할 때 다른 여러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 한 가지에만 초점을 맞춰서 그 부분만 보고 결론을 도출할 경우 오류가 있는 것을 학자로서 알지 않았을까? 실제로 아이들이든 성인이든 남녀의 기질이 선천적이라고 하기 위해선 사회적으로 태어날 때부터 자연스럽게 주입되는 요인들을 모두 배제해야 그 연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수렵 채집 생활에서 계속해서 이동해야 했던 인류는 여성의 경우 자신과 자신의 아이를 지켜줘야 하는 배우자를 선택해야 했고 남자는 자신의 아이를 낳아줄 건강한 여자를 골라야 했던 건 사실이다. 그런데 기술 혁신의 시대를 이야기하면서 남자들이 더 혁신적인 직업을 선택할 확률이 높다고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20 페이지를 그대로 인용하자면,
"남성은 여성에 비해 '컴퓨터나 도구 같츤 물건을 이용하는 일'과 '영향을 미치는 무엇을 발명하거나 만드는 일'에 더 흥미를 느꼈다, 이와 달리 여성은 남성에 비해 '남과 함께 하는 일'이나 '결과가 다른 사람에게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는 일'에 더 흥미를 느꼈다. 또 '남과 어울리는 시간'과 '끈끈한 우정'에 남성보다 더 흥미를 느꼈다. 따라서 수학에 재능을 타고난 사람일지라도 성별에 따라 사회 지향성과 기술적 성취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이 책의 저자에게 말하고 싶다. 그건 남녀차이가 아니라 개인차야.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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