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 듀얼 - 최후의 결투
에릭 재거 지음, 김상훈 옮김 / 오렌지디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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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라스트 듀얼은 노르망디 지방의 두 가문의 앙숙의 역사를 10년 동안 조사하여 집필한 소설입니다. 소설이라고 하는 이유는 14세기의 문서를 조사하여 소설을 썼는데 더 깊이 팔 수 없던 사실관계에는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철저히 고증에 의해 기록했다는 게 문체에서 느껴지는 소설이어서 역사덕후인 저에겐 무척 흥미로운 소설이었습니다.



특히 첫 장에서 중세 유럽의 분위기와 노르망디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바로 소설 속 시대 배경으로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 영화 도입부에서 카메라가 유럽의 성들 위를 드론으로 촬영해서 연출한 걸 보여주는 느낌이었거든요. 이미 이 소설은 맷 데이먼 주연의 영화로 개봉이 되어 상영되고 있는데요.

'킬링 이브'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던 조디 코머 그리고 '결혼 이야기'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까지 올랐던 아담 드라이버까지 연기파 배우들의 열연으로 멋진 영화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특히 고전물 연출에 강한 '글래디에이터'의 리들리 스콧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고 하니 무척 기대됩니다. 이 소설의 마지막 전투신을 읽을 때 저도 글래디에이터를 떠올렸는데 영화 관계자들도 그랬나 봅니다.


라스트 듀얼은 중세 시대에 극히 드물었던 성폭행 고발 사건으로 인해 생기는 결투 재판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여성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를 하려면 남편이나 아버지를 통해서 해야 했고 여성은 판결이 나기 전까지 상대를 유혹한 마녀이거나 위증으로 간주되어 화형을 예정한 채로 재판을 진행했다고 하네요. 그래서 강간범과 이전에 합의를 하거나 고소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피해를 당한 여성은 피해자가 아니라 증인의 신분이었습니다. 왜냐하면 피해자는 여성의 아버지나 남편이기 때문이죠. 즉 여성을 성폭행 하는 건 여성의 아버지나 남편의 재산과 명예에 금을 가게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법은 존재하지만 실행은 안되는 장식용 법이었던 거 같아요.

고대 바빌로니아 왕국의 함무라비 법전에서의 여성의 지위가 중세까지 이어진 거죠. 성폭행에 관한 처벌 법은 강간범은 사형이라는 무거운 형벌을 명시한 법이 고대부터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던 거죠.

전에 데카메론을 읽다 보니 성직자들이 마을 처녀들을 강간하는 사건이 많았는데 성직자들은 교회법의 적용을 받아 거의 무죄로 풀려나고 피해당한 여성은 고소를 하면 마녀라고 화형을 당했다네요. 그럼에도 하나님을 믿으라고 했다니...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원고나 피고 승소 시 죄가 있다고 판단된 측이 교수형을 당하는 거 외에 승소한 사람에게 소송에 든 비용을 변제해 주는 법률이었어요. 현대에선 소송 당사자에게 소송비용에 대한 손해 비상을 함께 청구하지만 중세에는 왕실에서 그 비용을 보전해 줬더라고요. 왕 입장에선 이런 소송이 많으면 안 됐겠어요. 그래서 그런지 대법원에서 소송을 허락해 주는 경우가 무척 드물었다네요.

중세였기에 더더욱 성폭행은 증거수집이 어려웠는데 그래서 그런지 일관된 증인(피해자)의 증언이 소송에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중세에는 사랑하는 관계가 아니면 임신하지 않는다고 믿었다던데 이때는 성폭행이 만연했던 거 같은데 임신을 한 경우 오히려 여성이 부정하다고 낙인찍히곤 했죠. 여러모로 중세 유럽이든 조선이든 전 지금시대에 태어난 거 감사할랍니다.

중세문화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들은 주로 정복전쟁이나 십자군 전쟁을 다룬 소설들이 많은데 이런 중세문화를 엿볼 수 있는 소설이 나와서 무척 반갑습니다. 역사서를 읽다 보니 왕의 정복전쟁도 흥미롭지만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유럽은 정말 엄청난 기술발전 경제적 변화 등 이야깃거리가 많으니 그런 부분들을 다룬 소설들이 속속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책을 읽으면서 영화를 만들 때 여성 피해자분이 너무 눈요기 거리나 가십거리로 보이도록 만들진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소설보다 영화가 여성분 입장에 더 초점을 맞춰서 연출한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영화도 무척 기대됩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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