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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평점 :

미술을 엄청 잘 알진 못하더라도 나름 관심이 있었고 외국 여행을 가면 늘 그 나라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을 들르곤 했다. 역시나 유럽에 갔을 때도 프라도, 루브르, 오르세는 필수로 가야 하는 코스였다. 그렇게 이미 보고 온 그림들을 이 책에서 다시 보니 그곳에서 감상하고 온 그림들에 대한 지식들을 모른 체 미술관을 갔던 20대의 나 자신이 조금 후회됐다.

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에서는 거장의 작품들이나 그들의 삶보단 작품을 의뢰하면서 자신을 등장시켜달라고 요청한 메디치가의 아들 이야기나 주류 화풍을 반하는 화풍을 시도하거나 자신의 그림에 소신을 가졌던 화가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있다. 뭔가 그 당시의 사람들도 지금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이야기가 많아서 무척 친근하고 재밌었다. 심지어는 눈물짓게 할 만큼 힐링 되고 공감 가는 화가들의 삶도 이야기하고 있었다.

예전에 프라도 미술관에서 본 고야의 그림은 배경지식 없이도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 고야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으니 그의 그림이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 미술사조나 미술품에 대해 다룬 책들은 소장하면 좋다고 느끼는데 그 이유는 이 많은 작품들을 보기 위해 전 세계를 여행하기 힘들기도 하지만 이 그림들을 내가 소장하는 건 더더욱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렇게 책 안에 삽화나 참고 자료로 실려 있으면 그림을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어서 좋다.

아! 스페인 독감으로 목숨을 잃은 화가들 중에 28살의 젊은 나이로 요절한 에곤 실레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의 삶 자체가 비극적인 영화 같아서 무척 마음이 아팠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왠지 그의 그림이 가진 분위기가 그의 삶의 결말을 내버린 거 같은 느낌이었다.
스페인 독감이 실제론 스페인에서 유행한 독감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챕터가 있었는데 그 당시 스페인 독감이 유행할 때도 마스크를 착용 안 하면 승차거부를 당했던 사진을 보니 실소가 나왔다. 100년 전에도 이걸 알았는데... 작년에 미국인들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건 왜 그리 어려웠는지..


아! 그리고 미술 컬렉터인 거트루드 스타인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녀의 후원이 근대미술의 거장 야수파의 창시자 마티즈와 입체파의 창시자 피카소의 화풍이 확립되게 도움을 줬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열외의 이야기지만 인상파의 거장 고흐도 생전에 빛을 못 보다 그의 처제가 사후에 그의 작품 전시회를 열어 그를 유명하게 만들어줬으니 여성들이 근대미술을 대중화 시키는데 많은 영향을 줬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는듯하다.
마지막으로 현대미술 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미술관인 구겐하임가의 컬렉터 페기 구겐하임의 말을 인용하며 책 리뷰를 마치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