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전쟁 - 전쟁과 약탈 그리고 회복 돌짐승 서재 2
이기철 외 지음 / 지성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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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불태우면,

결국 인간도 불태울 것이다."

-하인리히 하이네 1821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시청 앞 광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이건 히틀러의 나치가 반나치 도서를 불태운 사건을 잊지 말자는 의미로 새겨놓은 글이다. 참 재밌는 게 이런 인간의 광기를 110년 전부터 독일의 철학자가 인지했다는 게 신기하다. 그렇게 책을 태운 나치는 나중에 수용소에서 600만이 넘는 유대인, 장애인 그리고 집시를 불태웠다.

역사덕후의 손에 흥미로운 책이 들어왔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문화재 약탈사와 또 방어전 그리고 또 유럽국가들이 식민지 시대에 약탈해 간 아프리카 아시아 문화재의 존재와 환수과정의 현재 상황 등을 각국의 기사들을 조사하여 엮어낸 책이다. 얼마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있을지 너무 기대되었다.

책은 총 346페이지, 벽돌책 덕후가 좋아할 만한 분량이다. 너무 두껍지도 얇지도 않은 책. 벽돌책 덕후 입장에선 300페이지 미만의 책은 좀 얇은 감이 없지 않아 있다.

책의 이야기는 2010년 9월 22일 그틀리트라는 노인이 독일 세관직원에게 조사를 받는 사건으로 시작한다. 그 남자의 이름은 '구틀리트' 그의 아버지는 나치의 미술품 약탈범이었다. 그의 컬렉션에는 조선의 찻사발도 들어 있었다.



발해 문화재는 전 세계에 얼마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일본이 한반도와 중국을 침략했을 당시 중국 만주지역에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를 꼭두각시로 내세워 임시로 세웠던 만주국이 있었다. 그 당시 일본이 발해 유물을 발굴해 내어 몇 점을 일본으로 가져갔는데 중국이 그걸 자신의 문화유물이라며 환수로비를 엄청 한다고 한다. 왜냐? 동북공정의 일환으로 발해가 중국의 지방이었다는 근거를 마련하려고 그런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일본과 중국도 현재 센카쿠 열도 분쟁으로 대치 상태이니 한국을 따돌리고 중국의 동북공정에 일본이 힘을 실어주는 일은 없기를 바라본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이러한 사안들에 예의 주시하고 외교적으로 끊임없이 노력해 주길 바라기도 한다.


문화재 약탈은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식민지 지배를 받은 나라들뿐만 아니라 전쟁을 여러 번 겪은 유럽에서도 남의 이야긴 아니다. 아이러니 한 점은 식민지의 문화재를 약탈해 갔던 유럽국들은 자신의 문화재를 가져간 건 약탈, 남의 문화재를 가져 온 것은 보편적 인류의 번영을 위해 맡아 둔 것이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유럽의 문화재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문화재도 다루고 있어서 인문학 덕후들의 지적욕구를 많이 채워준다. 사진으로 제공된 그 지역의 찬란한 문화재를 보면 감탄을 금치 못한다. 종종 내가 아는 지식들이 너무 지구 한 쪽에만 치우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은 비록 그 분량은 많지 않지만 다른 부분의 예술품도 다뤄줘서 무척 좋았다.


사진은 독일에서 발행한 우표이다. 이집트 네페르티티의 두상이 독일에서 워낙 인기가 있어서 우표로까지 발행했다고 한다. 독일은 이 두상 반환을 거부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이미 그 두상이 독일인에게 너무 사랑을 받아서 독일문화의 일부가 되어버렸다는 거다. 이 두상의 제작 추정 시기는 기원전 1,000년 경인데 독일에 1900년대에 반입됐으니까 독일이 가지고 있은지는 10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이집트에 2,000 년 넘게 있던 두상이 자기네 겨우 100년도 안 있었는데... 자기네 문화라고 돌려주지 않는다니.. 너무 억지 아닌가?

2차 세계대전 당시 루브르 전문가들은 모나리자를 지키기 위해 위작과 암호까지 만들며 첩보작전을 진행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우리나라 덕수궁 미술관의 관계자들이 6.25 전쟁시 우리나라 문화재를 지키기 위해 덕수궁을 지킨 이야기도 나온다. 뭔가 소재를 찾는 사람들에게 무척 많은 소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책이었다.

또 히틀러가 역사를 공부 안 한 독재자였다는 걸 알려주는 대목이 있는데 히틀러는 프리드리히 대제를 롤 모델로 삼고 자신의 집무실에 그의 초상화를 걸어 놓았다고 한다. 그가 "유대인을 억압하는 정부는 절대 번영하지 못한다."라고 말한 걸 기억하지 못한 채. 이때 나치의 전쟁비용은 유대인들을 학살하면서 탈취한 재산으로 상당부분 충당했는데 그 당시 유대인이 약 600만 명이 희생당했다고 추정된다. 나치가 잡아넣은 유대인들의 재산을 추적하여 몰수하는 팀도 따로 있었다고도 한다. 그렇게 몰수한 재산 총액을 계산해보니 개인당 6-7천만 원 정도의 자산 가치를 가진 셈이 된다. 유대인이 독일 경제에 얼마나 큰 힘을 가지고 있었는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분실된 문화재와 예술품은 세월이 흐르면서

그 기억과 기록이 사라져

합법적 주인을 가리기 더욱 어려워진다."

-문화재 전쟁 p28-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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