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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인간 과학 - 우주 생명 정신을 주제로 한 석학들의 대화 ㅣ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6
한스 페터 뒤르 외 지음, 여상훈 옮김 / 씽크스마트 / 2018년 12월
평점 :
이 책을 처음 받아들었을 때 느낀 점은 묵직한 무게감이다. 제목도 그랬지만 책의 겉표지도 검은 색 바탕에 우주를 표시하는 물결이 인상적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점차 우주의 탄생, 종교, 생명, 영혼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에서는 물리학 교수, 철학 교수, 신학자 등이 모여서 우주, 생명, 정신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다. 어떻게 보면 정답이 없는 주제이지만 석학들의 대화를 읽으면서 그들의 의견이 나의 갈증을 조금이라도 해소시켜주기를 원했다.
우주, 생명, 정신, 새로운 세계관에 대해서 저자들은 대화를 나눈다. 어떤 질문이 나오면 학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형식이다. 특별히 정답은 없고, 독자들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나도 같이 고민을 하면서 이들의 대화에 귀 기울이게 된다. 먼저 빅뱅이라는 것이 150억년전에 발생해서 기독교의 창조론과 일치한다는 점, 즉 빅뱅 이론은 무한히 작은 부피가 없는 점, ‘특이점’으로부터 우주가 탄생했다고 전제한다. 이는 신이 ‘무’로부터 물질적인 우주를 창조했다는 기독교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그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현재의 빅뱅 이론에 따르면 그 이전의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시간의 벽’이 존재한다. 아무것도 없는 세상이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많은 과학자들이 이러한 이론을 받아들인빅뱅 이론은 무한히 작은 부피가 없는 점, ‘특이점’으로부터 우주가 탄생했다고 전제한다. 이는 신이 ‘무’로부터 물질적인 우주를 창조했다는 기독교의 세계관과 일치한다.
그렇다면 ‘신’과 과학은 어떠한 관계인가?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갈릴레이와 코페르니쿠스는 그 동안 종교적인 믿음들을 바닥부터 흔들었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코페르니쿠스에 동조하던 조르다노 브루노는 화형을 당했고, 갈릴레이는 종교 재판에서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고, 재판장을 나오면서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중세 시대에 과학자들이 풀기 어려운 답을 신학에서 찾았다면 근세 시대에는 과학은 ‘신’의 존재에 대항하게 되었다. 심지어 찰스 다윈은 진화론을 연구하면서 창조자가 다양한 생명체를 만들었다고 느꼈지만 그의 진화론은 종교에 깊은 상처를 주었다고 한다. 자연과학이 발달하면서 인간의 존재는 점차 위대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자연과학은 점차 그 한계점을 드러낸다. 자연과학으로는 ‘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 없다. 그나마 양자물리학이 발전하면서 ‘신’이라는 존재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닌 자신으로부터 분리할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즉, 양자물리학의 기본 원리는 모든 것은 연결되어있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려운 ‘신’과 ‘우주’라는 존재를 인간은 왜 궁금해 하는 것일까? 인간은 신의 존재 뿐만 아니라 생명과 탄생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학자들은 인간이 아주 제한적인 존재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우리가 우주 전체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은 결국 본능이라고 한다. 제일 조심할 점은 인간이 스스로 ‘신’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한다. 한 마디로 인간은 이러한 물음에 답을 찾을 수 없고 단지 궁금해 할 뿐이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아주 고귀한 생명체다. 150억년 전에 빅뱅에 의해 생겨난 우주 , 그리고 지금도 지속 팽창하고 있는 우주에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현재까지는 ‘지구’에만 존재한다. 적어도 외계인은 아직까지 영화나 드라마에만 존재한다. 프랑스의 화학자인 자크 모노가 말한바와 같이 “인간이란 우주 한 모퉁이를 떠도는 집시”다. 그가 말한 바와 같이 인간은 집시처럼 떠도는 외로운 존재인지 모른다. 그래도 찰스 다윈의 말한 바와 같이 생명의 발생이야말로 가장 신비스러운 것이다. 인간은 이 거대하고, 광대한 우주에서 정말 희귀하고 소중한 존재다. 이렇게 드넓은 우주에 존재하는 인간을 생각해 보면 우리의 인생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영혼’이라는 주제가 가장 나에게 궁금했던 부분이다. 인간이 죽은 후에도 영혼은 남는 것일까? 영혼은 불멸일까? 이 점에 대해서 학자들도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았지나 결국 답을 찾지는 못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간이 이러한 문제에 답을 얻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영혼은 남아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과 영혼〉이라는 영화에서 본 영혼이 아니더라도 이 세상을 떠돌다가 궁극적으로는 어딘가에 머무는 영혼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무게감과 마찬가지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물론 책의 내용은 쉽지 않다. 철학과 물리학, 신학의 고수들이 모여서 대화하는 것을 일반인이 얼마나 이해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신과 과학, 인간, 생명, 영혼에 대해서 조금의 실마리라도 찾으려는 간절함이 있다면 학자들이 전달하는 메시지에서 조금이라도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확실한 답은 없다. 단지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이고, 이 책은 그러한 생각을 도와준다. 정말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