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착한 미술사 - 그동안 몰랐던 서양미술사의 숨겨진 이야기 20가지
허나영 지음 / 타인의사유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잔인한 운명 앞에서 사랑도 복수도 선택하지 못하는 가련한 여인의 죽음은 화관을 쓰고 물에 빠진 아름다운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다.” - p243


 수많은 그림을 봤지만, 이 그림만큼 강렬한 인상을 주는 그림은 몇 점 못 본 것 같다. 밀레이(1826년 ~ 1896년)의〈오필리아〉라는 그림(1851년)이다. 오필리아는 셰익스피어의《햄릿》에 등장하는 햄릿의 연인이다. 그녀는 햄릿에 대한 미움과 사랑으로 인해, 결국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그녀가 강가에 눈을 뜨고, 물 위에 누워있는 장면은 왠지 오싹하면서도 처량한 느낌을 준다. 특히 그녀의 눈빛은 마치 무언가를 말하고 싶은 듯이 살아있다. 그림으로 사람의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 그림을 그린 밀레이 화가는 “문학적 내용을 사실적인 묘사와 상징적 의미로 담아내면서도, 식물학적 지식에 근거한 실제에 가까운 묘사로 그림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르네상스의 그림들처럼 분명한 윤곽선이 드러나는 사실적인 묘사를 했다. 이를 라파엘 전파 양식이라고도 한다. 


 우리가 미술 작품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동네에 미술관이 많이 있는 것도 아니다. 더군다나 집에도 변변한 그림조차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굳이 미술 작품을 알아야할 필요가 있냐고 질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술은 인류의 문화, 역사와 함께 했다. 동굴의 벽화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많은 예술가들이 그림을 그리고 조각을 했다. 즉, 미술을 이해한다는 것은 역사를 이해한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만큼 미술을 감상하고, 그것을 느끼는 것은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이면서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착한 미술사’라는 제목답게 미술의 역사를 쉽게 설명해준다. 많은 작품 사진들을 수록해서, 시각적으로도 같이 느낄 수 있다.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신화의 시대 속 인간의 삶, 금욕의 시대 속 본성 찾기, 황금으로 탄생한 예술, 고유의 목소리로 말하는 이야기, 계몽의 빛 아래 그늘진 삶, 현대적 전환의 이면, 새로운 시대를 위한 초석이 그것이다.


 시대는 고대 그리스와 로마부터 시작해서, 중세, 르네상스, 절대왕정, 혁명, 신세계, 세계대전과 같이 굵직한 세계사의 흐름과 같이 한다.


 이 책의 시작은 기원전 450년경의〈엘긴 마블〉이라는 작품에서 시작한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 수준을 확인할 수 있는데, 입체감과 동세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아쉽게도 ‘머리’ 부분이 남아있지 않지만,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역시 신화 속의 신과 영웅들의 모습을 표현한다. 


 반면 ‘신’이 중심이 되는 중세로 오면서,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은 점차 작품세계에서 사라졌다. 심지어 근대의 미술사학자들은 중세를 ‘암흑의 시기’로 정의했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문화가 잊혀지고, 다시 르네상스가 도래할 때까지 ‘빛’을 잃었다고 본 것이다. 


 “인간의 욕망을 배제해야 하는 만큼, 로마시기에 표현되었던 자연스럽고 생동감 넘치는 조각과 회화의 맥은 모두 끊어질 수밖에 없었다. (중략) 개인의 개성이 드러났던 초상화는 단순하고 도식화된 성상화로 변했다.” - p56 

 

 물론 화려한 성당과 예술 작품을 통해서 기독교 예술이 빛나던 시기다. 예술뿐만 아니라 모든 생활 영역이 종교적 활동의 연장이었다.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종교적 교리의 내용을 바르게 담았는지가 더 중요했다. 

 그래도 ‘기사문학’이 사람들의 각광을 받았다. 용맹한 기사가 공주를 ‘용’으로부터 구출한다는 스토리다. 그 이야기의 시발점은 성 조지라는 성인으로, 성직자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사의 이야기는 좀 더 로맨틱해지고, 사람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영국의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 이야기다. 누구나 알고 있는 전설의 검 엑스칼리버, 마법사 멀린과 신비한 이야기들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했다. 


 “기사문학은 초기에는 구전으로 전파되었지만, 13세기부터는 글로도 쓰였고 15세기 이후에는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더 많은 이들이 읽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p67 

 

 반면 르네상스 시대는 어떠한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1452년 ~ 1519년), 미켈란젤로(1475년 ~ 1564년), 라파엘로(1483년 ~ 1520녀) 등.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그야말로 천재들의 각축전이다. 

 

 신 중심에서 다시 인간이 중심이 된 시대가 되었다. 무엇보다 이탈리아의 각 공화국에서 부유한 상인들이 예술작품에 투자를 함으로써,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피렌체의 메디치가문이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300년대 초반부터 흑사병이 창궐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내세’를 위해서 투자를 했다. 부자들은 수도사들이 묻히는 수도원에 묻히고 싶어 했다. 1244년, 교황청에서도 이를 허용해 주었는데, 결국 부자들이 천국행 열쇠를 살 수 있었다고 한다.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 기부한 것이 예술을 더 발전시켰다. 


 “더불어 개인 예배당이 늘어나면서, 예배당의 벽화나 제단화 등 예배용품에 대한 제작도 늘어났다.” - p123


 이외에도 절대왕정의 미술, 혁명을 위한 미술, 신세계를 향한 미술 등 다양한 시대의 작품과 작가들에 대해서 저자는 논한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의 사회적, 역사적 현실이 예술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시대는 과연 어떤 가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과거 인류의 역사 중에서 그 어느 때보다 ‘동적인 것’에 익숙하다. 유튜브, 넷플릭스 등을 끼고 살고 있다. 

 하지만 ‘정적인’ 그림을 한 번 바라보면 어떨까? 그림 속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찾게 된다. 나 자신의 모습이 될 수도 있고, 내가 그리워하는 누군가, 나보다 더 뛰어난 무언가도 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서양미술사를 다뤘지만, 동양미술도 마찬가지로 우리가 관심을 갖고 바라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서양미술사를 이해하고, 예술을 즐긴다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예술이라는 것은 부유층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즐기고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예술작품뿐만 아니라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서양 미술사를 다양한 작품, 작가와 함께 최대한 쉽게 잘 설명해 준다. 

 - 생각과 실행 : 정치, 사회, 역사와 예술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예술 작품도 결국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 그 시대의 시대적 배경도 같이 생각해보면 더 도움이 될 것 같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키의 삶과 작품세계
조주희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는 일본을 벗어나서 세계적인 작가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하루키 작가의 신간이 나올 때마다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그의 작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이전에《하루키의 언어》라는 책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도 궁금했다. 더군다나 저자는 무라키미 하루키 1호 박사라고 하지 않는가? 한국인의 관점에서 하루키 작가를 어떻게 해석하고 연구했는지 궁금했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하루키 작가의 작품과 세계관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한다. 강요는 아니지만, 읽으면 좋다는 의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서 훨씬 잘 이해할 수 있다. 

 뒤편에 대표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한 부분도 하루키 작가의 작품을 다시 한 번 복습하고 요약하는데 도움이 된다. 뒤편도 좋지만, 앞 편에 작가의 인생을 돌아보는 내용이 더 마음에 와 닿았다.


 특히 베일에 감춰져있는 개인적인 사생활, 즉 가족, 고향, 학창시절, 인간관계 등에 대한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다. 몰랐던 사실도 많이 알게 되었다. 

 예를 들어서, 그가 두 살이나 세 살 쯤, 집 앞에 강에 빠져서 죽을 뻔 했던 점, 아버지가 일본군으로 중국 전선에 파병을 간 점, 할아버지가 교토의 안요지라는 유명한 절의 승려였다는 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하루키 작가의 어린 시절 사진도 인상적이다. 지금과 거의 똑같이 닮았는데, 무척 귀여운 얼굴이다. 


 먼저 그의 가족 이야기를 해야 될 것 같다. 사실 그의 아버지와 하루키 작가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아버지는 똑똑한 수재로 교토 대학을 다니다가, 군대에 강제 징집되었고 중국에 파병 갔다. 그때 그의 아버지는 중국인 포로 처형 장면을 보고, 평생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다. 그 후로 그는 이들을 위해서 매일 아침 불단을 향해 기도했다고 한다. 

 

 아버지의 이러한 경험담이 하루키 작가의 작품, 《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서 묘사되었다.


 “아버지의 중국 경험담이 배경이 된 것으로 생각되는 것에는 그의 작품《태엽 감는 새 연대기》에 등장하는 포로와 스파이의 처형 장면이 있다.” - p38 


 그보다 더 앞서 그의 소설에 영향을 준 이야기도 있다. 그가 어릴 적에 강에 빠져서 죽음을 경험했을 때, 그 ‘어둠’이 그의 최초의 기억이면서, 불쾌한 기억이었다고 한다. 고작 두 살, 세 살에 경험한 것을 기억할 정도라면 그때의 충격이 평생 트라우마가 되었을 것이다. 마치 아버지가 전쟁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았던 것처럼.


 그뿐만 아니라 하루키 작가의 친구도, 여섯 살의 나이에 해안에서 익사했다. 이러한 사건은 그의 단편《5월의 해안선》이라는 작품에 반영되었다. 


 그의 작품 중 고양이, 양이 유독 많이 나왔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또한 그의 어릴 적 시절과 연관이 있다. 그는 당시 흔하지 않게 ‘외동’이었다. 한참 베이붐 세대들이 즐비할 때, 그의 부모는 하루키 한 명만 갖고, 더 이상 자식을 갖지 않았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하루키 작가는 다소 유별난(지금 아니지만)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하루키 작가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양’을 키웠다. 그의 학교가 분교가 되어서 분교식이 있었을 때도 양 두 마리가 같이 식에 참가했다고 했다. 아마 이러한 기억이 그에게 각인된 것 같다. 또한 어릴 적부터 고양이를 기르면서, 그에게 고양이는 아주 친숙한 가족과 같다. 지금도 두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지만 말이다. 

 그의 초기 4부작에 ‘쥐’라는 친구가 등장하는 것도 왠지 고양이와 연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어선생님인 아버지의 영향 때문인지, 하루키 작가의 글쓰기 실력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부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독서를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는 책도 외상으로 구입할 수 있을 정도였다.


 “우리 집은 아주 평범한 집이었는데 아버지가 책을 좋아하셔서 나는 근처 책방에서 외상으로 책을 살 수 있었다.” - p28


 아버지와 코드가 비슷했지만, 그는 아버지의 기대치에 부응하지 않았다. 단순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보다 좀 더 스스로에 대한 자아성찰이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재수 후 와세대 영화연극과에 진학했다. 기본적으로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뛰어난 머리, 그리고 엄청난 독서력과 외국어 실력 덕분인 것 같다. 


 하지만 부자지간에 거리는 점차 멀어져서, 거의 연락을 안 하는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하루키 작가는 아버지의 행적을 찾아보았다. 다행히, 아버지가 중국인 학살에 가담한 부대가 아니란 점을 알게 되어서 안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쨌든 아버지는 중국인 병사의 처형을 보고 나서 큰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하루키 작가가 ‘시스템’을 싫어하게 된 배경도 학창시절부터다. 그가 중학생일 때, 선생님한테 많이 맞았다. 오죽하면 한신 대지진이 발생할 때, 학교에 대한 걱정보다 먼저 그가 선생님한테 맞았던 기억이 떠올랐다고 회상할 정도였다.


 “내 머리에 우선 떠오른 것은 지진 희생자에 동정 어린 생각보다는 ‘아, 나는 여기에서 선생님한테 꽤나 맞았지’하는 숨 막히는 쓰라린 기억이었다. 물론 지진 희생자분들의 일은 마음속으로 안됐다고 생각한다.” - p41 


 그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도 공부보다는 스스로 자아를 찾기 위한 방황을 많이 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결혼을 하고, 재즈 카페도 차렸다. 힘겹게 생계활동을 이어가다가 마침내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29살에《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를 통해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그에 대한 일본 문단의 비평은 만만치 않았다. 또한 작가가 작품 활동에 집중하도록 도와주기는커녕,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억지로 해야 하는 현실에 반감을 가졌다. 


 “편집자는 출판사 대표로 오는 건데 친구 같은 얼굴을 하고 온다. 부탁받은 걸 거절하면 그들은 체면이 구겨졌다고 생각하고는 기분 상해한다. 건방지고 둔감한 놈이라고 여겨져서 일본에서는 살기 어려워진다.” - p111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는 어릴 적부터 시스템에 대한 반항심이 늘 있었다. 그랬기 때문에 그는 아내와 함께 일본을 떠났다. 물론 그전에 다른 작품들이 성공하면서 어느 정도 여비를 마련했지만, 개인적으로 저금한 돈도 써야했다.


 로마와 그리스의 섬에서 온갖 고생을 했지만,《노르웨이의 숲》이라는 대작을 탄생시켰다. 재미있는 것은 이 책의 제목을 그의 아내, 요코가 지었다는 점이다(편집자의 이름도 요코였다). 특별한 이유 없이 1965년에 발표한 비틀즈의 노래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심지어 그 노래를 들어본 적도 없다고 한다. 원래 이 책의 첫 제목은 ‘빗속의 정원’이었다. 


 이후 그의 행적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사상적 배경이 어떻게 되었는지를 더듬어볼 수 있었다. 역시 어린 시절의 경험과 기억이 작가의 작품세계에 반영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 한 줄 요약 : 하루키 작가의 인생, 그리고 그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 생각과 실행 :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만의 인생관을 갖고 사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쉽지는 않다. 우리는 저마다 시스템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편하고 익숙한 시스템에 의문을 던지면서, 어떻게 하면 보다 인간답게 살아야할지 고민해야겠다. 이러한 고독한 존재인 ‘약자’를 다루기 때문에 하루키의 작품이 오랫동안 각광을 받는 것 같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어 유래 사전 - 우리말 속 일본어 205가지 바로 알기 프리윌 교양 사전
다산교육콘텐츠연구소 지음 / 프리윌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제 강점기 35년(1910년 8월 29일 ~ 1945년 8월 15일)이후 75년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언어에는 일본어의 잔재가 남아있다. 언어라는 것이 의사소통을 1차적으로 목적으로 하지만, 언어에는 그 민족의 ‘얼’이 담겨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바른 언어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은 언어로 사고하기 때문에, 말을 바꾸면 당연히 의식과 정신도 바뀐다. 일본어 순화운동은 그런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고, 이 책은 그러한 단초를 제공하는데 목적이 있다.” - p7 


 지금 청소년, 아이들은 일제 강점기에 대한 교육을 받아도 간접경험에 불과하다. 일본사람을 미워하자는 것이 아니고, 역사를 바르게 청산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국뽕’이 되자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의 언어를 바르게 이해하고, 제대로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동안 나이 드신 분들, 특정 직업군에서 쓰던 일본어를 듣던 세대들(나를 포함해서)은 일본어와 한국어의 차이를 잘 구분하지 못했다. 그만큼 너무나 당연히, 그리고 편안하게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세대들을 위해서 ‘바른 국어’를 가르칠 필요가 있다. 더 이상 한국어와 일본어의 ‘짬뽕’이 아니라, 한국어는 한국어, 일본어는 일본어로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 물론 한국어로 대체할 표현이 없고, 완전히 한국화 된 언어는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선택했고, 우리가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일본어를 바르게 이해하고자 했다. 적어도 나부터라도 이를 인지하고, 주변에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전혀 일본어에서 유래 안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용하는 언어들이 꽤 많았다. 이 책을 통해서 배웠다.


 우리가 가짜라는 표현으로 쓰는 ‘가라’가 있다. 교통사고 후 보험금을 노리고 병원에 누워있는 환자를 ‘나이롱환자’라 하고, ‘가라환자’라고도 부른다. 나도 예전에 ‘가라’라는 표현을 쓴 적이 있다. “그거 진짜 아니고, 가라 아냐?”라고 말이다. 일본어라는 의식없이 그냥 사용했던 것 같다. 


 대표적인 일본어인 ‘가라오케’의 뜻은 무엇일까? 앞서 언급한 ‘가라’가 가짜이기 때문에, 가짜 오케스트라, 즉 무인 오케스트라라는 의미다. 그냥 ‘노래방’이라고 쓰면 된다.


 쌀 한 가마니. 여기서 가마니도 일본어인 ‘가마스’에서 유래했다. 볏짚 용기라는 표현을 쓰면 되지만, 요새 가마니는 사용하지 않고 마대, 비닐포대, 종이부대 등을 사용하고 있다. 


 체면을 뜻하는 ‘가오’, 교도관을 뜻하는 ‘간수’, 종이 한 장 차이를 뜻하는 ‘간발의 차이’, 어림짐작인 ‘겐또’, 멋을 뜻하는 ‘간지’, 고의적인 방해인 ‘겐세이’, 퍼머를 뜻하는 ‘고데’ 등 다양하다. 그런데, ‘고데’의 한국어가 ‘머리 인두’, ‘머리 인두질’ 이라고 하는데 조금 사용하기 쉽지 않은 한국어 표현 같다. 


 선임을 뜻하는 ‘고참’, 부하를 뜻하는 ‘꼬붕’도 마찬가지다. 곤약(한국어: 우무), 곤색(감색), 공구리(콘크리트), 곤조(근성이나 성깔), 기도(문지기), 기라성(빛나는 별), 기리까이(바꾸기, 교체), 기스(흠집), 나가리(무효), 나라비(장사진), 나시(민소매), 나와바리(구역), 나카마(중간상), 난닝구(러닝셔츠), 냄비(나베에서 유래), 노가다(막노동) 등.


 이중에는 우리가 바꿔 쓸 수 있는 말이 있고, 이미 한국어로 동화되어서 대체할 수 없는 말들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바꿀 수 있는 언어라면 ‘순화’하는 것이 맞다 라고 생각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다양한 직업군에서 쓰이는 일본어 투 말은 ‘끼리 문화’를 유지하려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비단 일본어뿐만 아니다. 한글은 수많은 외래어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나라의 한글은 기본적으로 중국 한자어에 기본을 두고 있다. 적어도 70% 이상은 될 것이다. 특히 해방 후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영어다. 영어식 표현이 너무 많다. 물론 이를 전부 한국식으로 바꿀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굳이 좋은 한국어 표현을 놔두고 영어를 쓸 필요는 없다. 


 언어에는 ‘얼’이 담겨있다. 우리가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한국어에 ‘짬뽕’으로 섞어 쓰면, 그만큼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 정체성에도 혼란이 생긴다. 물론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냐고 질문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언어의 일차적 목표는 ‘의사소통’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언어의 ‘아름다움’과 ‘혼’을 느끼기 위해서는 바른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언어에는 고유한 에너지가 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반말을 하거나, 명령어를 사용하면, 그 사람의 성격도 권위적으로 바뀐다. 듣는 사람도 거부감과 반항심을 느낀다. 그렇게 평생을 산다면 그 사람의 인격은 어떻게 될까? 그 말을 듣는 사람은 또 어떻게 될까? 

 반면,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세상을 제대로 보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다. 진달래꽃의 모습을 자신만의 언어로 멋지게 표현하는 사람의 인격은 또 어떨까? 


 그만큼 언어가 주는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바른 언어를 배우고, 아름다운 언어를 쓸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한글 표현을 배우고 싶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한 줄 요약 : 일본어에서 유래한 한글이 무엇인지, 바른 표현이 무엇인지 가르쳐준다.

 - 생각과 실행 : 언어에는 민족의 ‘얼’이 담겨져 있다. 그 얼을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는 잘못된 표현을 삼가고, 바른 표현을 사용해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멋진 서재를 꿈꾼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서재는커녕, 책장도 없는 사람이 많다. 책장이 있더라도 책이 넘쳐서 지저분하고, 어떤 책이 어디에 꽂혀있는지도 잘 모른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바로 눈에 꽂힌다. ‘서재의 마법’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 궁금증을 유발하는 책 제목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가장 발전한 문명사회에서도 책은 최고의 기쁨을 준다. 독서의 기쁨을 아는 자는 재난에 맞설 방편을 얻은 것이다.” - 랄프 왈도 에머슨 


 이 책의 첫머리에 인용한 바와 같이 ‘독서의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 독서의 기쁨을 더 키우기 위해서는 책을 잘 읽어야 한다. 책을 읽고 나서 적당한 위치에 잘 보관해야 나중에 또 읽거나, 가끔씩 책의 겉표지를 보면서 책의 감동을 되새길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읽고 나서 아무데나 놔둔다.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독서가 그때 당시 자신의 감정을 충족하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다. 

 저자는 독서에 그치지 않고, 책을 자신의 방식으로 분류하고, 이를 잘 소화해서 실행에 옮길 것을 주문한다. 


 이 책에 나오는 저자의 서재를 보면서 정말로 놀랄 수밖에 없다. 집이 거의 도서관 수준이다. 책의 방대함 양도 그렇지만, 분류가 제대로 잘 되어있다. 저자는 이를 ‘베이스캠프 서재’라고 부른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책장대열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코끝으로 삼나무 향기가 강하게 밀려온다.” - p28 


 물론 저자 직업의 특성상 많은 책을 읽어야겠지만, 사실 작가들의 서재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가 된 경우가 드물다. 책장의 칸마다 몇 층으로, 앞뒤로 책이 쌓여있게 마련이다. 정말로 많은 이들이 꿈을 꾸고, 갖고 싶은 서재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공간을 만든 저자의 노력도 놀랍지만, 이를 인정하고 허용해준 저자의 부인도 대단하다. 


 책의 구성은 독특하다. 네 번의 인터뷰를 기준으로 각장을 설명한다. 세 명의 공동저자로 되어있는데, 김미란 작가가 ‘서재의 마법’을 갖고 있는 김승 작가(일명: 폴)를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서재의 모토는 “Right Time, Right Person, Right Book”이라고 한다. 즉, 꼭 필요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시기에, 꼭 필요한 책을 소개해주는 것이 저자의 모토다. 나도 평소에 그 사람에 맞는 책을 추천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바로 Right Time이다. 사람마다 책을 필요로 하는 시기가 다르기 때문에 그 때에 맞춘 적재적소의 책이 필요할 것이다.


 책을 쓰면 수만 명의 사람이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제가 지식을 추구하는 목적입니다.” - p39


 독서에 대한 방법론도 유용하다. 1단계는 ‘넓은 독서’로 관심의 폭, 폭넓은 시야를 기르는 것이고, 2단계는 ‘깊은 독서’로 관찰의 깊이, 깊이 있는 시각을 키우는 것이다. 3단계는 ‘높은 독서’로 통찰의 안목, 날카로운 시선이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1단계 넓은 독서에서 끝이 난다. 관심이 있는 다양한 분야, 또는 좋아하는 분야를 읽게 된다. 하지만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깊은 독서’를 하게 되면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키우게 된다. 예를 들어서 ‘진로’와 관련된 책을 충분히 읽는다면 어느 정도 나만의 ‘체계’를 갖게 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버드뷰’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권한다. 이것이 바로 3단계의 ‘높은 독서’다. 높은 독서를 통해서 통찰의 안목을 키우는 것이다.


 독서의 영향력과 수준에 대해서는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좋은 독서는 목표, 탁월한 독서는 목표, 계획, 위대한 독서는 목표, 계획뿐만 아니라 실천까지 다하는 것이다. 위대한 독서를 한 후에는 다시 같은 흐름을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독서를 통해서 성찰하고, 실천하고, 자신의 삶을 개선하는 사람은 ‘3%’ 정도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만큼 독서를 통해서 삶의 변화까지 이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깨달음을 실천과 변화로까지 이어가는 사람은 이미 대단한 사람이다. 그런 독서는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를 넘어 위대한 독서로 이미 간 것이다.” - p74


 무엇보다 저자가 책을 분류하고, 이를 기록하는 방식에 주목했다. 여러 가지 방식 중에서 한 권의 책을 읽고, 한 줄씩 기록하는 방식이 인상적이었다. 즉, 책을 읽고 나서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제목, 저자, 날짜, 추천대상, 대상특성, 연관도서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을 바인더에 차곡차곡 모았다.

 이 부분은 나도 오래 전부터 하고 싶었고, 기록을 하고 있는 중인데 저자의 어디바이스가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지식을 어떻게 제대로 분류하고, 분석하고, 기록하는지 노하우를 상세하게 가르쳐준다. 그 치밀함과 상세함이 놀라울 정도다. 단지 책뿐만 아니라, 디지털 기기에 대한 설명도 도움이 된다. 


 결국 책을 제대로 소화하고, 나의 것으로 만들고,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온전히 나의 몫이다. 이 책은 본격적으로 독서에 입문하고 싶은 분들, 많은 책들 때문에 고민이 많은 분들, 책을 읽고도 변화가 없다고 느끼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 한 줄 요약 : 서재를 제대로 만드는 방법, 깊이 있는 독서법, 기록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 생각과 실행 : 독서를 하는 목적은 변화를 위한 것이다. 이왕이면 책을 나만의 식으로 소화하고, 기록하는 방법은 독서의 효능을 올리기 위한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해서 실행하고, 변화하는 것이다. 그 화두를 놓치면 안 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국 아줌마의 일본 생존기
김경미 지음 / 더로드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빨간 색깔의 강렬한 표지와 제목이 비장해 보인다. 도대체 어떤 경험을 하였기에 ‘생존기’라는 말을 썼을까? 


 책의 목차도 비장하다. 학교 생존기, 회사 생존기, 일본살이 생존기, 한국과 다른 문화에서 생존기, 일본 여행 생존기 등이 그렇다. 저자가 이렇게 ‘생존’을 강조한 이유는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남았다는 의미다. 일본어 실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노인복지 공부를 위해서 일본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 일본 노인복지시설인 데이 서비스센터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대학원을 마쳤다. 그리고 호텔에서도 2년간 근무했다. 


 특히 일본 노인복지시설에는 외국인이 없어서, 이때 일본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한다. 


 “일본어를 빨리 습득하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저는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알아도 실제로 현지인들과 대화하거나 사용하는 단어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 p58


 또한 호텔에서는 손님을 상대로 존경어를 써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래도 무사히 근무를 잘 마쳤다. 


 일본어의 기초도 없으면서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도 다닌 저자의 노하우가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이미 일본 유학과 워킹홀링데이에 대한 책은 많지만, 한국 아줌마의 생존기가 궁금해졌다. 이 책의 이야기는 2013년 봄부터 시작해서 6년간의 생활을 담는다. 


 먼저 저자가 대학원에 입학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연구계획서’가 중요하다고 한다. 일본 대학원에 입학할 때는 교수님과 면접을 필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때 연구계획서에 대한 질문이 많다고 한다. 또한 일본유학시험도 봐야하고, 일본어능력시험은 예전보다 중요성이 조금 떨어졌다. 영어를 잘하면 대학원 준비하는데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한 여러 가지 꿀팁을 알려줬는데, 대학원에는 ‘장학금’제도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도 약 2천만 원의 장학금을 받아서,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녔다. 한국과 일본 대학원에서 두 나라를 비교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한일 차세대 포럼”을 추천했다. 좋은 경험도 되고, 지원금도 나온다.


 “한일 양국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는 본인의 연구를 발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매년 한국, 일본 양국을 번갈아 가면서 주최한답니다.” - p34 


 회사 생존기도 흥미롭게 잘 읽었다. 무엇보다 일본어에 능숙해야 하고, 일본 기업 문화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또한 생각보다 일본 기업의 초봉은 높지 않은 편이라서, 실제 소득(테도리 라고 한다)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보통 총 급여의 75~80%를 손에 쥔다고 한다. 사실 대기업의 초봉으로 20만 엔의 월급을 받는다고 하는데, 실제 손에 쥐는 돈, 그리고 생활비(혼자 사는데 보통 12만 엔 정도 든다고 한다.)를 감안하면 돈을 모으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오면, 선물(오미야게)를 사와야 하는데, 보통 1,000엔 안팎으로 구입한다. 가라오케를 가면, 일본음악 2~3개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만 일본 회사는 구내식당이 거의 없어서, 보통 편의점 도시락이나 본인이 직접 싸와서 먹는다.  


 나도 전에 공원이나 회사 앞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일본 직장인들을 본 적이 있다. 또한 잔업을 할 때도, 저녁식사를 하고 와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늦은 시간까지 일한 후 밤늦게 식사를 한다. 

 비록 일본의 한국회사였지만,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하면서 잡담을 하거나, 개인 메신저, 개인 통화 등을 하는 것을 거의 못 봤다. 그것을 일종의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인격을 갖는 것과 같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한다. 영어를 할 때는 좀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일본어를 할 때는 좀 더 꼼꼼한 성격으로 바뀐다고 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어떤 언어를 하냐에 따라서 성격이 바뀌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성격이 있는지 놀라울 때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다양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다.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방식도 많이 다르다. 저자가 언급한 일본에 살면서 힘들었던 점 중에서, ‘융통성 제로 정말 느린 행정문화’가 눈에 띄었다. 사실 한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가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굉장히 빨라졌다. 일본에서는 통장을 만들려면 6개월 이상 거주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미국은 입국 즉시 통장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신용을 보증할 수 있는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느린 생활태도는 장점도 많다. 기다릴 줄 알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있다. 

 반면 한국의 서비스 문화는 광속도로 빠르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다. 하지만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크고, 고객들은 못 기다린다. 자동차 경적소리가 종종 울리고,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크지 않다.(물론 요새는 법이 좀 더 엄격해져서 예전보다는 낫다.)


 이외에도 저자는 집구하는 법, 꼭 사서 가야할 것, 일본 여행 등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사진도 많고, 저자의 꼼꼼한 성격이 잘 반영되어서 그런지 내용이 아주 알차다.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직장을 구하고 싶은 분들, 장기 거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일본 생활을 간접체험하고 좋았다.


  - 한 줄 요약 : 일본에서 유학, 직장 생활을 위한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 생각과 실행 :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다면 인생은 훨씬 더 풍족해진다. 나도 언젠가는 다른 국가에서 잠깐이라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외국어 공부를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