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 아줌마의 일본 생존기
김경미 지음 / 더로드 / 2021년 6월
평점 :
빨간 색깔의 강렬한 표지와 제목이 비장해 보인다. 도대체 어떤 경험을 하였기에 ‘생존기’라는 말을 썼을까?
책의 목차도 비장하다. 학교 생존기, 회사 생존기, 일본살이 생존기, 한국과 다른 문화에서 생존기, 일본 여행 생존기 등이 그렇다. 저자가 이렇게 ‘생존’을 강조한 이유는 그만큼 치열하게 살아남았다는 의미다. 일본어 실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노인복지 공부를 위해서 일본 대학원에 진학했고, 이후 일본 노인복지시설인 데이 서비스센터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대학원을 마쳤다. 그리고 호텔에서도 2년간 근무했다.
특히 일본 노인복지시설에는 외국인이 없어서, 이때 일본어 실력이 일취월장했다고 말한다.
“일본어를 빨리 습득하고자 하시는 분이라면 저는 한국인이 없는 곳에서 아르바이트라도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알아도 실제로 현지인들과 대화하거나 사용하는 단어는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 p58
또한 호텔에서는 손님을 상대로 존경어를 써야하기 때문에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그래도 무사히 근무를 잘 마쳤다.
일본어의 기초도 없으면서 대학원을 마치고, 직장도 다닌 저자의 노하우가 궁금해서 이 책을 선택했다. 이미 일본 유학과 워킹홀링데이에 대한 책은 많지만, 한국 아줌마의 생존기가 궁금해졌다. 이 책의 이야기는 2013년 봄부터 시작해서 6년간의 생활을 담는다.
먼저 저자가 대학원에 입학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무엇보다 ‘연구계획서’가 중요하다고 한다. 일본 대학원에 입학할 때는 교수님과 면접을 필수적으로 보기 때문에 이때 연구계획서에 대한 질문이 많다고 한다. 또한 일본유학시험도 봐야하고, 일본어능력시험은 예전보다 중요성이 조금 떨어졌다. 영어를 잘하면 대학원 준비하는데 유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한 여러 가지 꿀팁을 알려줬는데, 대학원에는 ‘장학금’제도가 많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도 약 2천만 원의 장학금을 받아서, 등록금 걱정 없이 학교를 다녔다. 한국과 일본 대학원에서 두 나라를 비교 연구하는 분들에게는 “한일 차세대 포럼”을 추천했다. 좋은 경험도 되고, 지원금도 나온다.
“한일 양국을 연구하시는 분들에게는 본인의 연구를 발표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입니다. 매년 한국, 일본 양국을 번갈아 가면서 주최한답니다.” - p34
회사 생존기도 흥미롭게 잘 읽었다. 무엇보다 일본어에 능숙해야 하고, 일본 기업 문화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또한 생각보다 일본 기업의 초봉은 높지 않은 편이라서, 실제 소득(테도리 라고 한다)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보통 총 급여의 75~80%를 손에 쥔다고 한다. 사실 대기업의 초봉으로 20만 엔의 월급을 받는다고 하는데, 실제 손에 쥐는 돈, 그리고 생활비(혼자 사는데 보통 12만 엔 정도 든다고 한다.)를 감안하면 돈을 모으는 것이 만만치 않다.
여행이나 출장을 다녀오면, 선물(오미야게)를 사와야 하는데, 보통 1,000엔 안팎으로 구입한다. 가라오케를 가면, 일본음악 2~3개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저자는 말한다. 다만 일본 회사는 구내식당이 거의 없어서, 보통 편의점 도시락이나 본인이 직접 싸와서 먹는다.
나도 전에 공원이나 회사 앞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는 일본 직장인들을 본 적이 있다. 또한 잔업을 할 때도, 저녁식사를 하고 와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늦은 시간까지 일한 후 밤늦게 식사를 한다.
비록 일본의 한국회사였지만, 직원들의 업무 몰입도가 컸던 것으로 기억한다. 일하면서 잡담을 하거나, 개인 메신저, 개인 통화 등을 하는 것을 거의 못 봤다. 그것을 일종의 에티켓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나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다른 인격을 갖는 것과 같다”는 저자의 말에도 공감한다. 영어를 할 때는 좀 더 당당하고, 자신감 있고, 일본어를 할 때는 좀 더 꼼꼼한 성격으로 바뀐다고 한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어떤 언어를 하냐에 따라서 성격이 바뀌는 것 같다. 나에게 이런 성격이 있는지 놀라울 때도 있다. 그래서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는 것이 재미있다. 다양한 나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이라는 나라는 가깝고도 먼 나라다.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방식도 많이 다르다. 저자가 언급한 일본에 살면서 힘들었던 점 중에서, ‘융통성 제로 정말 느린 행정문화’가 눈에 띄었다. 사실 한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나라가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최근 미국은 굉장히 빨라졌다. 일본에서는 통장을 만들려면 6개월 이상 거주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미국은 입국 즉시 통장을 만들 수 있다. 물론 신용을 보증할 수 있는 필요한 서류를 제출해야 되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느린 생활태도는 장점도 많다. 기다릴 줄 알고,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가 있다.
반면 한국의 서비스 문화는 광속도로 빠르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가 아주 높다. 하지만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크고, 고객들은 못 기다린다. 자동차 경적소리가 종종 울리고, 보행자에 대한 배려가 크지 않다.(물론 요새는 법이 좀 더 엄격해져서 예전보다는 낫다.)
이외에도 저자는 집구하는 법, 꼭 사서 가야할 것, 일본 여행 등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사진도 많고, 저자의 꼼꼼한 성격이 잘 반영되어서 그런지 내용이 아주 알차다.
일본에서 유학하거나 직장을 구하고 싶은 분들, 장기 거주하고 싶은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일본 생활을 간접체험하고 좋았다.
- 한 줄 요약 : 일본에서 유학, 직장 생활을 위한 다양한 팁을 제공한다.
- 생각과 실행 : 다른 나라에서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경험을 한다면 인생은 훨씬 더 풍족해진다. 나도 언젠가는 다른 국가에서 잠깐이라도 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외국어 공부를 해둬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