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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사이트 - 미래를 꿰뚫어보는 힘
비나 벤카타라만 지음, 이경식 옮김 / 더난출판사 / 2019년 12월
평점 :
절판
저자 비나 벤카타라만은 MIT 과학기술사회대학 교수이고, 오바마 행정부에서 기후 변화 혁신 담당 선임자운위원으로 활동했다. 그의 책에서 환경과 기후에 대한 사례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그의 행정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예측력. 이것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갖고 싶어 하는 능력이다.
회사에서도 마케팅 부서는 이러한 질문을 항상 받는다.
“한 달 후, 1년 후, 5년 후 시장은 어떤가?”
그럴 때마다 막연한 기분이 들기 일쑤였다. 나는 점쟁이가 아닌데, 미래를 어떻게 예측한단 말인가? 이미 5만 여명이 넘는 전 세계 경제학자들도 미래에 대한 예측을 잘 못하는데, 어떻게 하란 말인가?
이런 질문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더욱 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저자는 ‘예측력’보다 중요한 행동을 이끌어내는 통찰력인 ‘포사이트’를 강조한다.
저자는 무려 7년 동안 미래에 대한 질문, 인간의 행동 등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이 책을 준비했다. 사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갖고 있고, 위험한 행동에 대해서도 경고를 받고 있지만 이를 막거나 방지하기 위해서 행동으로 좀처럼 옮기지 않는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경고의 신호가 명백한데도 무모하고 경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는 한다. 예를 들어서 대통령을 잘못 뽑았다고 후회하지만, 투표일에는 바쁜 일이 있다고 투표장소로 향하지 않는다.
저자는 미래에 대한 똑똑한 선택을 하는 판단, 즉 미래에 대한 통찰을 ‘포사이트’라고 부른다. 단순히 미래에 대한 예측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여기에는 그 예측을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는 과정도 수반되어야 한다.
이를 쉽게 비유하면 내일 축구 경기 때 비가 올 것을 아는 것과 그것을 대비해서 우산을 들고 가는 것과는 다르다는 이야기가 된다. 즉, 전자는 예측이고 후자는 통찰을 기반으로 한 포사이트라고 부른다.
사실 우리가 미래에 대한 예측을 개선하기 위해서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제로 많은 사례 분석을 통해서 예측력이 과거에 대비해서 훨씬 더 많이 개선되었다. 기상뿐만 아니라 수많은 자연 현상, 질병, 경제 등 각종 현상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이를 예방하기 위한 행동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미세먼지, 황사 등 공기 오염, 나무가 사라지면서 생기는 환경오염, 해수면이 올라가는 현상, 온난화, 지진 현상, 원자력의 위험성, 난민 문제 등에 대해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이를 본격적으로 막기 위한 행동은 미미하다.
수많은 단체들이 위험성을 경고하지만, 실제로 그 위험이 발생하기 전까지 정부나 민간에서는 잘 움직이지 않는다. 이는 단기적인 현상에 대한 관심이 불확실한 미래보다 훨씬 더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확한 미래를 알려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지만 그 많은 가능성들에 대한 준비는 거의 하지 않는다. 그 결과 무모함과 경솔함에 따른 재앙을 고스란히 덮어쓴다.” - p28
이렇게 거창한 이슈가 아니더라도 우리 개개인에게도 이는 해당된다.
우리는 각종 이유를 핑계로 운동을 게을리 한다. 앞으로 10년 또는 20년 후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지만 현재의 편안함을 즐긴다. 야식은 건강을 해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인지하지만 지금 당장의 기쁨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미래로 미뤄진 보상을 위해 현재를 희생하기는 어려운 한편, 현재 할 수 있는 사치가 설령 나중에 재앙이 되더라도 이 사치에 탐닉하기란 쉽다. 우리가 내린 결정의 결과가 나타나기까지의 시간이 멀면 멀수록 지혜를 발휘하기는 그만큼 더 어렵다.”
사실 내가 매일 한 시간씩 글을 쓰는 이유는 앞으로 6개월 또는 1년 후 나의 책이 세상에 나올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만약 단기적인 기쁨을 누리려고 했다면 책을 쓰는 대신 좀 더 편리한 수단을 선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장기적인 목표를 위해서 책상에 나 자신을 붙들어 두기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계속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저자가 강조한 바와 같이 우리는 미래의 위기 신호를 무시하면 안 된다.
그리고 그것은 개인뿐만 아니라 정부, 기업, 자치단체 등에서도 함께 노력해야 될 부분이다.
“우리 자신의 삶 속에서 어떤 단계를 밟아나갈 수 있다. 우리는 새로운 문화 규범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보다 나은 환경을 설계할 수 있고, 또 최상의 제도적 실천을 활성화할 수 있다.”
적어도 앞으로는 실패를 겪은 후에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움직여야 한다.
세계적인 위기 시그널뿐만 아니라, 우리의 주변에는 이미 많은 신호와 예측이 있다. 최근에 발생한 많은 인재들이 바로 이런 시그널들을 무시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사람들은 학습효과를 통해서 미래의 위험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전보다 덜 술을 마시고 있고, 사고가 잦은 터널에는 위험등과 경고 사운드로 이를 예방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내가 종사했던 반도체 업계도 수많은 사이클을 겪고 나서 회사들은 좀 더 현명하게 투자를 한다. 이전보다 더 정밀한 데이터로 시장을 예측하고 대비한다. 데이터 분석에도 많은 리소스를 투입한다.
이 책의 저자는 개인과 가족, 기업과 조직, 자치단체와 사회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룬다. 사례로는 자연재해, 포커꾼, 슈퍼박테리아, 멕시코만 붉돔 어장 관리, NBA 감독의 포사이트 등을 다룬다.
책을 읽고 나면 포사이트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예측뿐만 아니라 통찰과 행동을 논했으면 한다. 이 책이 그 가이드를 제시한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기관, 기업의 정책결정자들도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포사이트를 기르기 위한 5가지 방법은 우리 모두가 기억할 만한 내용이다.
첫째, 단기 목표 너머를 바라보라. 둘째, 상상력을 자극하라. 셋째, 즉각적인 보상을 하라. 넷째, 충동에 휘둘리지 마라. 다섯째, 더 나은 기관들을 만들어라.
물론 제일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후회를 안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한 바와 같이 ‘변화를 만드는 현재의 결단과 행동’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