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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출판사 수업 - 좋아하는 일 오랫동안 계속하기
최수진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2월
평점 :
요새 많은 이들이 1인 출판에 관심을 갖고 있다. 출판 시장이 어려워서 원고를 투고해도 출간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낮아졌기도 하지만, 나만의 책을 스스로 제작한다는 보람도 있기 때문이다.
《언어의 온도》로 유명한 이기주 작가도 결국 스스로 출판사를 만들어서 자비로 《언어의 온도》를 출간했다. 물론 1인 출판사를 하려면 많은 도전과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책의 원고, 교정, 디자인, 인쇄, 유통, 광고, 마케팅 등을 혼자 감당해야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많은 이들이 1인 출판사를 하기를 주저한다.
이 책의 지은이인 최수진 대표도 세나북스를 운영하는 5년차 출판인이면서 작가이다. 그녀는 회사 생활을 하다가 일에 회의를 느끼고, 본인이 너무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해서 출판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출판업이 결코 만만치 않지만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물론 일반 직장처럼 월급이 꼬박꼬박 나오지 않고, 자신이 일한 성과만큼의 결과를 돌려받기 때문에 부담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단점을 떠나서 많은 장점을 언급했다.
첫째,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이다.
그녀는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일하지만 여유 있게 일을 한다고 말한다. 또한 누군가 일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진행하기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있다고 말한다. 피곤하면 쉬고, 하기 싫으면 안하면 된다.
“피곤하면 아이와 함께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일하기도 하고 밤늦게까지 일하다가 새벽에 잠을 자기도 한다. 피곤하면 일 안 하고 그냥 자기도 한다. 내 마음대로다.” - p101
둘째, 어느 정도 책을 내고 안정기에 접어들면 꾸준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책을 냈다고 일확천금을 바라면 안 된다고 한다. 반짝하는 베스트셀러 보다는 꾸준한 스테디셀러가 장기적으로 더 좋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고 자기 주도적 학습을 통해서 자신의 기량을 더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이 힘들더라도 잘 견뎌낼 수 있다.
회사에서 내가 원하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하면서 휴가철이나 주말만 기다리는 삶이 과연 행복할까? 적어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또한 남이 시킨 일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일이기 때문에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하게 된다. 이를 저자는 ‘인생의 밀도가 올라간다’고 표현한다.
“1인 출판사를 해보니 무엇보다 좋은 점이 있다. 인생의 밀도가 올라간다.” - p90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1인 출판사를 할 수 있을까?
저자는 여러 가지를 언급했으나, 그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텍스트를 장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출판사 대표가 되려면 글을 잘 써야하고, 또한 남의 글도 잘 이해하고, 좋고 나쁨을 구별할 줄 아는 식견이 있어야 된다고 말한다.
다음으로 초기에는 출간 분야의 색깔을 분명히 해야 된다는 점이다. 대형 출판사는 이미 인지도가 높고, 유명인이나 SNS에서 활약하는 작가들이 많다. 하지만 작은 출판사는 그렇지 않기 때문에 색깔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세나북스는 출판사 대표가 관심이 있는 일본에 대한 주제가 많다. 그것으로 먼저 색깔을 보여주고 나서 이제는 좀 더 다른 분야로 확장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출간 분야의 색깔을 분명히 하라는 것과 초기 독자와의 밀도를 높이라는 것 그리고 꾸준히 하라는 것이다” - p119
또한 SNS의 위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저자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의 활동을 통해서 독자들과 교감을 하라고 말한다. 요새 독자들은 책도 책이지만 작가의 생각과 사상에도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나도 SNS 활동을 하고 있지만, SNS는 확실히 관심과 정성이 필요하다.
조그만 게을러지면 손을 놓게 된다. 하지만 SNS가 나 자신을 알리기 위한 좋은 수단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또한 출판사 대표는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작가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저자도 이러한 만남을 통해서 신간에 대한 기획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한다.
물론 1인 출판사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에 언급된 바와 같이 꾸준함이다.
저자도 책에서 이야기 했듯이 책 한 권을 기획해서 출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당연히 처음에는 좌충우돌하겠지만 어쨌든 출간을 할 것이다. 문제는 그 이후라고 한다. 책을 출간하고, 그 이후에 어떤 종류의 책을 기획하고 꾸준하게 책을 낼지 생각해야 한다.
최수진 대표는 이제 출판사 대표로서 1년에 4~5권의 책을 내면서 안정기에 들어섰다고 말한다. 물론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고,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다. 하지만 그녀가 걸어온 길을 보면, 욕심을 부리지 않고, 차곡차곡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글쓰기 카페에서 글을 배우고, 회사를 다니면서 책을 쓰면서 출판사에 대한 목표를 잡았다. 초기 출판사는 디자인, 유통, 인쇄는 외주를 줘서 부담을 덜었고, 이 과정이 익숙해지면서 모든 과정을 총괄하게 되었다.
이렇게 꾸준히 한 단계씩 밟아왔기 때문에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1인 출판사가 될 수 있는 노하우를 소개하고 있다. 책은 얇은 편이지만 그래도 중요한 내용은 다 들어있다. 그리고 마지막에 부록으로 마련된 1인 출판사 Q&A는 뼈와 살이 되는 노하우다. 1인 출판사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