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의 취약성 - 왜 백인은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그토록 어려워하는가
로빈 디앤젤로 지음, 이재만 옮김 / 책과함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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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처음부터 아메리카 토착민을 학살하고 그들의 땅을 강탈하려 했다.” - p15


 머리말부터 ‘백인’인 저자는 미국, 그것도 미국을 세운 백인에 대해서 도전적인 화두를 던진다. 


 “미국의 부는 납치해 노예로 만든 아프리카인과 그들 후손의 노동으로 쌓아올린 것이었다.” - p15 


 이미 누구나 아는 ‘팩트’이지만 이를 백인인 저자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사실 우리가 어릴 적에 본 서부 영화에 인디언들은 야만인, 백인들은 개척자로 나온다. 백인들이 인디언에게 행한 잔인한 행동은 잘 나오지 않고, 인디언들이 백인의 머리가죽을 벗기는 야만성을 보여준다. 백인 감독이 만든 영화니 당연한 것이다. 인디언 감독이 만든 인디언 영화가 있는가? 실제로 미국 흥행 영화의 감독 대부분은 백인이다. 


 토착민을 힘으로 밀어내고, 이어서 머나먼 아프리카 대륙에서 노예를 끌고 와서 세운 국가가 미국이다. 흑인뿐만 아니라 중국인, 일본인 등이 초기 미국에 와서 그들이 꺼리는 위험한 일을 많이 하면서 인프라를 구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은 백인이 주도하고 있다. 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인종차별을 행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불합리성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그녀는 다문화교육을 전공해 박사학위를 받은 뒤 20년 넘게 사회 정의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백인의 취약성’이라는 개념을 만들어서 논문을 썼고, 이 책은 2018년 이후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과잉진압 사망 이후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그만큼 많은 미국인(백인, 유색인)들이 공감하는 내용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저자가 백인들을 대상으로 다양성 훈련사라는 직업을 시작했을 때, 많은 백인들은 ‘인종주의’에 대해서 처음부터 거부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소수민족 우대정책으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다고 분개했다. 저자는 이들의 분노를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유색인보다 더 많은 권리를 가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에게 이로운 체제에 투자하는 우리의 모습도 보았다.” - p27 


 다수의 백인이 거주하는 미국 사회에서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식의 정치와 경제 정책을 펴게 된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을 직접 뽑는 것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뽑는 것이 대통령 선거다. 2016년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 보다 더 많은 표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거인단 수에서 밀려서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심지어 흑인이 많은 지역에서는 선거 부스가 적어서 투표를 하려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된다고 한다. 반면 백인 거주 지역은 몇 분 만에 투표가 끝난다. 이런 식으로 알게 모르게 ‘제도적으로’ 차별은 행해지고 있다. 


 저자는 인종주의에 대해서 설명할 때 많은 백인들이 이 문제를 개인화시키고, 인종주의를 부도덕함으로 연결시켜서 자신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서 백인 중에서도 이탈리안 계 백인은 자신의 부모 세대는 이미 인종차별을 겪었기 때문에 백인도 인종주의를 경험했다고 개인화 시키는 경향이 있다. 또한 인종주의는 부도덕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여긴다. 


 하지만 백인 인종주의는 보다 큰 관점에서 바라봐야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당신의 개인적 서사에 집착하지 말고 서로 공유하는 더 넓은 문화의 구성원으로서 우리 모두가 받는 집단적 메시지와 씨름해보라.” - p41 


 ‘백인’이라는 용어는 1600년대 말에 식민지법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1800년대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민자들이 들어오면서 백인 인종 개념은 더욱 공고해졌다. ‘백인’으로 분류되기 위해서 법원에 소송을 걸기도 했다. 그만큼 백인으로 산다는 것은 차별을 경험하지 않고, 무엇보다 ‘우월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가난한 노동 계급이라도, 만약 백인이라면 일말의 우월한 자긍심을 갖게 된다. 이는 저자도 인정한 부분이다. 


 “나는 내가 백인이라는 것과 백인인 편이 더 낫다는 것을 언제나 알고 있었다.” - p52


 백인 지배계급 입장에서도 빈곤한 백인을 복종시키기 위해서 이러한 백인 계급 만들기를 장려했다. 가난한 백인들은 그래도 자신이 백인이라는 것에 자긍심을 갖고, 유색인종들을 차별하면서 백인 지배계급에 덜 반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가 말하는 백인의 인종주의는 꽤 근본적인 부분을 다룬다. 백인이 다른 유색인종을 차별했다고 해서 인종주의라는 것이 아니라 백인이 누리는 ‘특권’ 즉 ‘백인 특권’에 안주하는 것 자체가 인종주의라는 것이다. 이 말은 시사하는 점이 많다. 사실 백인들을 위해서 제정된 법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제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미 많은 안전장치를 해둔 셈이다. 그러한 체제에서 백인의 권리라고 당연시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자신에게 편한 제도를 부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어릴 적 교육, 미디어 등을 통해서 유색 인종의 위험성(폭력, 범죄, 시위 등)을 접한 백인들은 자신을 ‘표준’이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계도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초기 미국 사회에서는 유색 인종의 열등함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시도도 했다. 


 “인종주의는 역사적으로 누적되어온 인종차별이자, 제도적 권력과 권한을 계속해서 사용해 편견을 강화하고 차별 행위를 체계적으로 강요함으로써 광범한 결과를 가져오는 체제다.” - p56



 저자가 여러 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 내에서 백인의 인종주의는 교묘하게 자리 잡고 있다. 대놓고 유색인을 모욕하지 않더라도 은근히 무시하고, 선입견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서 흑인은 무지하고, 사는 지역은 위험하다는 점이다. 물론 그런 점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고, 아닌 지역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릴 적부터 백인이 만든 미디어를 통해서 그런 주입을 받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편견을 갖게 된다. 이러한 편견은 유색인종인 우리도 갖고 있다. 


 만약 수학에 능한 흑인을 만나면 우리는 어떠한 반응을 보일 것인가? ‘수학은 보통 인도인들이나 아시아인들이 잘하는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문제는 이러한 백인의 인종주의는 끝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심지어 인종주의와 무관하다고 주장하는 밀레니얼 세대도 자신도 모르게 백인 인종주의를 행하고 있다. 사소하게는 흑인의 말투를 흉내 내고, 아시아인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이 그것이다. 스타벅스 카페에서 백인종업원이 아시아인이 주문한 커피 잔에 찢어진 눈을 그려서 이슈가 된 적도 있다. 


 미디어를 비롯해서 많은 제도가 백인 위주로 되어 있다. 어릴 적부터 이러한 제도 속에 살다보면 당연히 세뇌가 되고, 백인이라는 소속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저자가 마지막에 밝힌 것처럼 이러한 백인의 자정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하고, 연구도 필요하다. 또한 백인 사회에서는 저자의 연구에 대한 반발도 많이 있다. 앞으로 미국 사회에서 라틴계 비중이 증가한다고 하지만 과연 그것이 인종 간 갈등을 해소할지 의문시 된다. 


 인종주의를 저지하려면 용기와 지향성이 필요하다.” - p263


 이 책을 읽으면서 교묘한 백인의 인종주의가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과연 우리는 어떤지 돌아보게 되었다. 우리는 단일 민족, 우수한 민족의 자긍심을 어릴 적부터 교육받았다. 그랬기 때문에 다른 아시아의 민족들을 알게 모르게 무시한 것이 아니었을까? 특히 우리나라에서 궂은일을 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민들에 대해서는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반면 백인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호감을 갖고 있다. 이 또한 수많은 미디어의 영향 때문이다. 예전에 들은 일화가 있다. 어떤 학부모가 아시안 계 미국인보다 백인 미국인을 영어 선생으로 선호한다고 했다. 왜냐하면 진짜(?) 미국인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놀이동산을 가면 어떤가? 춤을 추고 아름답게 묘사되는 것은 백인 무용수들이다. 디즈니의 영화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의 부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백인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트렌드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한 번 생각해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백인의 취약성’뿐만 아니라 ‘우리의 취약성’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한번쯤  읽어야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의 미디어와 콘텐츠, 문화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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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씰 승리의 리더십 - 위기에는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
조코 윌링크 지음, 최지희 옮김 / 경향BP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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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비씰은 해군의 특수 부대다. 고도로 정교하면서 위험한 임무에 투입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최강의 부대에서 리더십이 어떨지 궁금했다. 이 책의 저자는 1990년부터 2010년까지 무려 20년간 네이비씰에서 복무했다. 저자는 그동안 네이비씰 내에서 리더십에 대한 체계적인 책이 없음을 아쉬워해서 집필하게 되었다. 


 저자가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가 흥미롭다. 저자는 어떤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이나 재능이 없었다. 학창 시절도 그랬고, 군대에 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위해서 더 나은 재능과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이는 나도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부분이다. 리더는 자신의 능력(기본적인 능력은 있어야겠지만)보다는 다른 사람들의 능력을 잘 파악하고 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야 하다. 


 “나는 내가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나보다 더 재능이 뛰어나고 기술이 좋은 사람들이 필요했다. 그들을 이끌어야 했다.” - p9 


 저자는 첫 번째 소대에서 훈련을 할 때,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다른 소대원들이 총구만 들여다보고 있을 때, 그는 한 걸음 떨어져서 문제를 들여다보고 이를 해결했다. 신참임에도 불구하고, 부대원들에게 지시를 내려서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다. 이는 리더의 존재에 대한 중요한 시사점이다. 


 리더는 전쟁이 나면 “돌격 앞으로”하고 외치고 달려가다 허무하게 죽는 존재가 아니다. 물론 그러한 용기도 필요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전체 전투 상황을 바라보고 부대원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시를 내려야 한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경영진이 실무진이 하는 업무까지 관여해서 따지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한걸음 떨어져서 보다 큰 그림을 보고 방향을 정해야 한다. 

 

 리더의 제일 중요한 자질 중에 하나가 ‘경청’이다. 전쟁 중에 전투 경험이 별로 없는 소대장이 부임했을 때, 제일 빨리 죽는 길은 실전 경험이 풍부한 부대원이나 고참 병사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을 때다. 단지 책에서 배운 대로 하면 죽음의 지름길로 먼저 가는 것이다. 회사에서 경영진도 실무진의 의견을 청취해야 한다. 단지 자신의 지위를 과시하거나 권위를 지키려고 한다면 그 조직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저자는 네이비씰에서 최악의 소대장을 만났다. 그 소대장은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계획대로 모든 것을 밀어붙이려 했다. 당연히 부대원들과 갈등이 심화되었고, 마침내 소대장은 주임 상사에게 주먹질까지 했다. 부대원들은 군대에서 금기된 항명까지 하면서 소대장을 물러나게 했다. 다행히 그 팀의 지휘관이 이를 슬기롭게 해결했고, 이들은 이후 최고의 소대장을 만났다. 그는 부대원들이 늘 같이 참여해서 함께 결정하게 만들었다.


 우리에게 계획을 세워보라고 허락을 하자 온전한 주인의식이 생겼다. 그것은 우리의 계획이었고, 우리는 당연히 그 일을 해냈다.” - p 40 


 더군다나 누구보다 경험이 많고, 존경받는 소대장은 부대 내 쓰레기도 손수 직접 치웠다. 저자는 이를 통해서 진정한 겸손이 무엇인지 배웠다. 


 이는 평소에 생각했던 점이다. 리더는 위로 올라갈수록 겸손해야 하고, 사소한 일에도 솔선수범해야 된다.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스스로 하면서 다른 리더나 부하 직원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한다. 지위가 올라간다고 소파에 깊게 눕거나 거만해서는 안 된다. 더 긴장하고, 사소한 것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리더는 꼼꼼해야 하고, 또한 이를 단순화시킬 줄 알아야 한다. ‘경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소통’이다. 팀원에게 의사 전달을 잘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저자는 자신의 부족한 단점을 보충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휘력을 늘리고, 정확한 발음, 발성 등을 통해서 부하들에게 지시를 명확히 내려야 한다. 만약 자신의 단점이 커버가 안 된다면, 장점이 있는 사람을 끌어들여서 이를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단순화와 명확한 의사소통을 통해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것을 진행한다면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다. 


 리더는 단순화에 능해야 한다.(중략) 중요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하거나 우선순위를 계속 재조정해나간다.” - p78


 무엇보다 리더는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자신의 명예와 지위, 부를 위해서 팀원들을 희생시키면 안 된다. 그들도 분명히 이러한 리더의 과욕을 인지하고 있고, 팀의 사기와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회사에서도 예전에는 공포 정치(해고, 승진 누락 등)를 통해서 팀원들이 일을 하도록 밀어붙였다면 이제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 


 리더는 공정하고, 팀원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들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철학자 공자가 강조한 ‘인仁’, 즉 사랑의 정신이다. 


 리더는 ‘외로운 자리’다. 하지만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리더는 고독하지만 외로운 존재일 필요는 없다. 팀원들과 소통을 통해서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 물론 신뢰를 먼저 쌓고 관계를 맺으면서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또한 이러한 관계를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친밀한 관계를 이유로 팀원 중의 누군가를 편애하면 안 된다.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  

 

 만약 리더의 자질 중에서 딱 한 가지만 고르라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책임’이다. 거리를 두고 보는 것, 경청, 소통 등 모두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성격이 괴팍하고 안 좋은 성격의 리더라도 자신의 행동과 팀의 성과에 ‘책임’을 진다면 팀원들은 좋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저자가 마지막에 강조한 이 말이 인상적이다. 


 “팀이 성공하면 당신도 리더로서 성공하게 된다.” 


 열심히 일하거나 좋은 기회를 잡으면 리더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노력을 해야 한다. 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리더십을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내가 리더십이 부족하다면 공부하고 보완해야 한다. 이 책을 통해서 리더십의 여러 가지 유형 및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더군다나 그 전에는 잘 몰랐던 네이비씰의 훈련 과정과 리더십을 접한 것이 신선한 느낌이었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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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 RE:BORN - 가장 어려운 순간, 다시 태어나다
홍사라 지음 / 치읓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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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의 겉표지에 있는 핑크색 ‘리본’ 그림과 저자의 메시지인 ‘리본’(RE: BORN)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진다. 정말 잘 지은 제목이라고 감탄했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저자는 왜 ‘리본’이라고 했을까? 왜 다시 태어난다고 했을까? 그런 질문을 갖고 책장을 펼쳤다. 


 “인생이 처음부터 봄이었으면 봄의 아름다움과 따사로움에 감탄하지 못했을 것이다. 긴 겨울을 지나 봄이 왔기에 나는 더 찬란하고 행복한 봄을 맞이했다. 인생의 모든 계절은 저마다 의미와 섭리가 담겨 있다.” - p19 


 모든 인생에는 의미가 있다. 이 세상에 완전하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인생이라는 도화지에 자신만의 색깔을 칠한다. 그것이 어두운 색일 수도 있고, 밝은 색일 수도 있다. 누구나 핑크빛의 예쁜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어떤 그림이든 자신의 것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누구든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할 권리가 있고, 겨울을 겪으면 더 찬란한 봄날을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나의 인생이 행복하다, 불행하다”라고 단정하면 안 된다.


 저자는 어릴 적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누구보다 삭막한 계절을 느꼈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메말랐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다행히 좋은 인연을 만나면서 사랑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 의미를 알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이 느끼고 경험했던 바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진로 컨설턴트, 교육 지도자가 되었다. 또한 그 동안 배우고 느낀 점을 글로 남김으로써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누군가는 자신의 운명을 원망하면서 다른 이들에 대한 불만과 불평으로 인생을 보내지만, 또 누군가는 그 운명에서 의미를 찾고 스스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한다. 한 마디로 좋든, 나쁘든 인생의 굴곡, 즉 저자가 설명한 ‘구멍’이라는 것에 빠졌을 때 그 때를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리본’이란 그런 뜻이다. 


 그렇다면 저자의 과거는 어떠했는가? 


 가장 큰 트라우마는 아버지였다. 아버지에게 인정과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늘 한에 맺혔다. 아버지도 어린 시절 일찍 가장의 길에 들어서면서 지친 삶을 살면서 매일 술과 함께 했다. 20여 년간 좋은 기억이 없었다. 늘 술 냄새를 풍기거나 아무런 말이 없는 무뚝뚝한 아버지였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딸바보 아빠를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꼈다. 


 “지금도 나는 이 세상에서 제일 부러운 사람이 딸 바보 아버지를 둔 사람이다. 딸을 향한 사랑이 눈에서 철철 흐르는 아버지를 보면 지금도 마음이 뭉클하고 부러워진다. 마흔의 중반을 지났지만, 나의 내면에는 여전히 아버지의 자리가 텅 비어있다.” - p26


 가장 사랑이 필요한 시기에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지 못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애정에 굶주릴 수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을 만든 부모님을 원망도 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다른 관점에서 이를 바라봤다. 아버지의 인생을 이해하고 용서하기 시작했고, 이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아버지는 저자가 스무 살 때 세상을 떠났다. 경제적으로 고달픈 삶이었지만, 오히려 저자는 이를 기회로 삼았다. 주체적인 인생을 살게 되었고, 나중에 어려운 사람을 돕는 상담사가 되었다. 


 물론 그 과정까지 이르기에 많은 험난한 여정과 전환점이 있었다. 사랑하는 상대를 만나서 결혼 후 대학원을 다닐 때다. 남들은 3년이면 졸업했지만 저자는 아이 둘을 낳고, 3년씩 쉬면서 11년이나 걸려서 졸업했다. 자신보다 앞서가는 동기들을 볼 때 초조함을 느낄 만도 했다. 

 하지만 저자는 오히려 느리게 사는 삶의 미학을 생각하고, 자신에게 제일 중요한 우선순위인 ‘아이들’에게 모든 사랑을 쏟았다. 어쩌면 저자는 어렸을 적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사랑의 필요성을 절감해서 그랬을지 모른다.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이는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라고 말한다.” - p142 


 결국 대학원도 잘 졸업하고, 저자는 이제 사명감을 갖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전반적으로 작가의 따뜻한 메시지와 느낌이 마음에 와 닿았다. 세상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날씨도 추워지고 있지만 이러한 따스한 ‘사랑’의 메시지는 우리의 얼어붙은 마음을 조금이나마 녹여준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고, 다시 한 번 우리 인생을 돌아봤으면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어떠한가? 후회와 원망으로 가득 찼는가? 아니면 그 자체를 인정하면서 새롭게 태어날 준비가 되어 있는가? 너무 서둘러서 가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누군가의 오아시스가 되고 있는가? 


 겨울이 오면 봄이 오듯이 지금 나의 인생을 받아들이고, 봄날이 오기를 기다려보자. 언젠가 또다시 겨울이 오겠지만 그것이 인생이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현재 내가 갖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을 느끼고,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많은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따뜻한 책이다. 


 남들보다 늦게 간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인생은 길다. 빠르게 앞서나가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내 인생의 전환점에서 올바른 판단을 신중하게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면서 자신의 삶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것이다. 


 “넘어진 바로 그 자리가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 리본(REBORN)이 된다.” - p29  


 나의 전환점을 인식하고, 이제 ‘리본’할 준비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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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파이 플레이 - 유튜브,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콘텐츠 공룡 스포티파이가 온다
스벤 칼손.요나스 레이욘휘부드 지음, 홍재웅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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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음악 시장을 주름잡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의 팝 뮤직은 세계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음악을 다운받거나 스트리밍해서 들을 수 있는 플랫폼은 어떤가? 애플의 아이튠즈, 아마존, 구글 유튜브 등이 있지만 이들과 필적하면서, 전 세계에서 3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웨덴 회사, 스포티파이가 바로 그들이다. 아마 아직 많은 사람들이 이 회사에 그다지 익숙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요새 많은 이들은 스포티파이 플레이에서 ‘무료’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아직 한국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예전에 우리가 음악을 카세트, LP, CD를 통해서 들을 때는 불법 복제가 아주 심각하지는 않았지만(물론 그 때도 불법 복제가 성행하기는 했다)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음악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으면서 불법다운로드가 기승을 부렸다. 음악가들이 힘들게 만든 음악을 사람들이 무료로 다운받게 되자 저작권 이슈, 음반업계 침체 등의 문제로 이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이들이 스포티파이 창업자다. 2006년 여름, 창업자 에크는 스포티파이의 동료들을 구하기 시작했고, 바르셀로나에서 의기양양하게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무료’로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한다는 것은 음반사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 이 과정이 얼마나 어려울지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만약 예측했다면 그들은 절대로 이 무모한 사업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 p37


 당시(2006년)에는 세계적으로 불법 복제를 하는 사이트가 카자, 파이러트 베이 그리고 뮤토렌트가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스웨덴 기업이었다. 더군다나 2006년 스웨덴의 신생 정당 해적당이 인터넷 불법 다운로드를 옹호했다. 하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하는 업체들은 줄줄이 고소를 당하고 법적 소송에 들어갔기 때문에 저작권 확보가 필요했다. 


 또한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아이튠즈라는 애플의 뮤직 서비스를 통해서 곡당 99센트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잡스는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며 비판했다. 비록 애플과 거래를 통해서 어느 정도 수익을 확보했지만 주 수익원이었던 CD 판매가 부진하면서 음반사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창업자 에크는 음반사 사장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 대해 눈감아서는 절대 안 됩니다. 파일 공유자들을 끝까지 고소한다고 이길 수 있는 싸움도 아닙니다.” - p82 


 스포티파이가 창립한 2006년 4월. 구글은 같은 해 10월, 17억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서 유튜브를 인수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인터넷 콘텐츠 시대가 도래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7년 9월, 이들은 일곱 번째 테스트 버전을 출시했고 20명의 동료들은 단체 사진을 찍으며 기뻐했다. 나중에 이 동료들은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모두 백만장자가 되었다. 물론 그 전까지는 고난의 행군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 유치였다. 당시 많은 투자자들이 음악 산업이 사양화에 접어들었다고 해서 투자를 꺼렸다. 더군다나 스포티파이는 아직 어느 음반사와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그들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기존의 것보다 훨씬 뛰어난 뮤직 플레이어였다. 그들은 기술적으로는 확실히 차별화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계속 투자 거절을 받으면서 자금이 슬슬 바닥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창업자 에크가 회사에 돈을 빌려줘서 직원들 월급을 지불할 정도였다. 다행히 공동 창업자 마르틴 로렌손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투자를 유치했고 마침내 2008년 8월 27일에 룩셈부르크에서 A라운드로 등록되어서 자금을 확보할 수 있었다.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미국 시장 진출인데, 미국의 음반사들은 스포티파이의 사업 방식에 대해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미 스티브 잡스와 아이튠즈에 대한 저작권 계약을 맺은 상황에서 잡스는 이를 뒤에서 훼방 넣었다. 이러한 난관이 있었지만 결국 스포티파이는 회사의 지분을 저렴하게 파는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스포티파이는 이후로 승승장구했다. 창립한지 6년 만에 이미 600명의 직원을 둔 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이들은 음반사의 영향에서 좀 더 벗어나기 위해서 ‘동영상 스트리밍’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서 회사 내에 작은 프로젝트 팀을 만들고 75명의 인원을 배치했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결국 실패로 끝나고 손실만 안겨주었다. 그래도 이 회사는 새로운 시도를 멈추지 않았다. 나중에는 본업에 충실하면서 새롭게 성장하는 팟캐스트 시장에 발을 들여놓고 많은 투자를 했다. 


 스포티파이의 성공 스토리를 보면서 3가지 시사점을 얻었다. 첫째, 기술에서 있어서 확실한 차별화를 추구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들은 다른 스트리밍 서비스 대비 충성고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다. 


 “스포티파이는 한 곡이 재생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했다. 0.5초. 그 원칙은 계속 적용되었다.” - p209

 

 둘째, 경영진의 역할 분담이 확실했다. 창업자 에크는 기술 개발에 집중했고, 로렌손은 자금 확보에 주력했다. 서로에 대한 간섭은 최소화했다. 셋째, 이 회사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았다. 가장 큰 목적을 ‘고객의 편의성’에 두었다.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 늘 고민하고, 이들에게 또 하나의 고객인 음반사와 아티스트와 협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회사의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구했다. 창업자 에크는 임원진에게 지켜울 정도로 이런 질문을 던진다고 한다.

 

 “왜 우리는 더 빠르게 성장하지 않는 걸까요?” - p383  


 이들은 애플, 아마존, 구글 등의 초대형 기업의 위협에서도 살아남았다. 회사의 슬로건은 “매 순간을 위한 음악”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객이 늘 스포티파이와 함께 하기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 플레이스트를 서로 공유하게 만들고, 고객에게 인공지능으로 적합한 곡을 추천해서 편의성을 늘렸다. PC에서 모바일 시대로 바뀌면서 큰 위기를 겪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잘 극복했다. 


 마침내 스포티파이는 미국 시장에 상장을 했고, 창업자를 비롯한 많은 직원들이 백만장자가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어쩌면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이제 스포티파이는 많은 기업으로부터 견제를 받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이들의 혁신이 계속될지 지켜봐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정식으로 출시가 되지 않아서 VPN을 통해서 우회해서 사용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기업도 이를 대비해서 미리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뮤지션들에게는 좀 더 좋은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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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앤 디스럽트 - 혁신기업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법
찰스 오라일리.마이클 투시먼 지음, 조미라 옮김 / 처음북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너무나 빨리 변화하는 세상. 그 변화의 속도가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이 이러한 변화의 시기에 살아남기 위해서 탄력적 조직 운영과 시도, 실험 등이 종종 이야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미 성공을 이룬 기업들은 어떠한가? 기존의 사업 외에 신규 사업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대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답을 하고 있다. 양손잡이 조직을 통해서 한 쪽은 주력 사업에 집중하고, 다른 한 쪽은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말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실 대부분의 기업들은 단기적인 성공에 목을 매고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은 매순간 회사의 주가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매년 실적을 통해서 경영진의 능력이 평가받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식으로 세상의 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해서 잘 나가는 기업이 몰락하고는 한다. 미국의 가장 대표적인 소매점 시어스, 카메라 필름 제조 업체 코닥, 타이어 회사였던 파이어스톤 등이 그 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조직은 항상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데만 전문성을 키우려고 한다. 그런 조직은 단기적으로는 지배력을 갖겠지만 점차 구식이 되어 실패하게 될 것이다” - p26


 저자는 ‘리더십의 문제’를 지적했다. 사실 아무리 변화의 흐름을 느끼고, 조직 내에서 혁신을 이루고자 하더라도 리더가 승인을 하지 않으면 변화를 이룰 수 없다.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소프트의 CEO 사티아 나델라, 아마존의 CEO 제프 베조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 소프트뱅크의 창업자 겸 CEO 손정의 회장 등이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의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리더가 주도적으로 변화를 주도할 때, 주의할 점은 저자가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비즈니스’와 ‘신규 비즈니스’의 분리다. 기존 조직에서 사용하는 자산, 고위 경영진의 강력한 지지, 조직의 정체성을 포함한 정교한 분리가 필요하다. 


 “기존 비즈니스와 신규 비즈니스를 분리시키는 것은 전략적으로 타당하다” - p28 


 이 부분이 제일 어렵다. 신규 비즈니스를 추구하다보면 조직 내에서 이를 탐탁지 못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고위 경영진의 강력한 지지’, 그리고 자유로운 리소스 접근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 신규 비즈니스는 탁상공론에 머물기 십상이다. 특히 오랜 기간 성공을 한 업체일수록 기존에 하던 성공 방정식을 깨는 것이 쉽지 않다. 만약 새로운 비즈니스를 론칭했다가 반응이 안 좋으면, 기존의 경험과 습관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한 업체가 새로운 비즈니스도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이미 그 업체는 기존의 방식에 익숙하고, 회사 내 자원이 모두 거기에 최적화되어 있다. 구성원들도 당연히 새로운 조직과 방식이 익숙지 않아서 반발한다. 


 나도 예전에 회사에서 비슷한 경험을 했다. 기존 시스템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려고 할 때 반대를 하고, 불평과 불만을 표시했다. 사실 새 시스템에는 보통 오류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제품을 론칭 할 때 오류가 발생하고, 사람들은 대부분 “그러면 그렇지”라고 반대했다. 하지만 몇 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오류는 점차 사라지고 새로운 시스템에 익숙해졌다. 물론 이전보다 편의성이 좋아진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렇게 회사 내 시스템을 새로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하물며 새로운 비즈니스를 론칭하는 것은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고위 경영진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약 그 제품이 실패한다면 경영진도 거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추진해야 한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채용된 고위 경영자는 ‘코닥은 마치 필름 이외에서 경쟁하는 것에 항체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라며 안타까워했다.” - p49 


 반면 동종 업계의 후지필름은 리더의 통찰력을 통해서 코닥보다 10배나 더 큰 회사가 되었다. 

 

 “기술적으로 우리는 이미 다양한 자원을 갖추고 있고 그런 자원을 새로운 비즈니스로 돌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 p49, 후지필름 CEO, 시게타카 코모리 


 사람들은 지금도 아마존의 성공 방정식을 이야기한다. 제프 베조스 CEO는 ‘고객의 편의성’에 집중을 했고, 그것이 물류, 유통 사업으로 확장되었다. 이외에도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AWS의 비약적인 성장도 혁신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혁신에는 늘 성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들이 출시한 ‘파이어폰’은 혁신사례 #25라고 저자는 언급했지만 이는 지금도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스마트 폰 시장에 대해서 무지한 결과 발생한 참사다. 그러나 이러한 실패에도 불구하고 아마존은 지속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양손잡이 조직을 적절하게 활용해서 메인 사업에서는 효율화를 통해서 비용을 절감하고, 혁신은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다.

 

 다윈이 주장한 변화, 선택, 유지가 기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서 변하고, 살아남아야 선택되고 수명을 유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자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나도 그 점에 대해서 공감한다. 아무리 훌륭한 경영진과 엔지니어가 있다고 해도 이들을 이끌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기업에서 성공을 하던 실패를 하던 누군가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야 실행을 할 수 있고 결과가 나온다. 탁상공론만 해서는 아무것도 이루어질 수 없다. 


 이 책에는 다양한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사례로 들고 있다. 특히 양손잡이 조직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마케팅과 전략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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