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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연결하라 - 일의 세계가 즐겁게 바뀐다
멜라니 A. 카츠먼 지음, 송선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4월
평점 :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한 책과 강연은 늘 관심을 받는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직장에서 잘 생활하고, 일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어떤 사람과는 팀워크가 잘 맞는 반면, 또 다른 사람과는 아닌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나와 안 맞는 사람과 일하려면, 그것만큼 고역이 경우도 없다. 일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사람이 어려운 경우다. 이것은 수많은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회사는 이러한 갈등을 애써 외면하려 한다. 물론 수많은 강좌를 통해서 ‘바른 리더십’과 ‘인간관계’에 대해서 설명을 하고, 관리자들은 실습도 한다. 하지만 뒤돌아서면 다시 예전의 습관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을 종종 잊는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라는 사실이다.
“진짜 충격적인 사실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함께 일하는 동료 또한 자신과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너무나도 자주 잊는다는 것이다.” - p7
회사에서는 비전과 미션을 제창하고, 계획과 목표를 세운다. 거기에 맞춰서 한해 살림을 꾸려나간다. 연말에는 성적표를 받아든다. 그런데 아무리 치밀한 계획을 세워도 거기에 맞춰서 그대로 실행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수많은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내적인 변수도 있고, 외적인 변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직원들은 회의를 통해서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려고 한다.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예전처럼 ‘주먹다짐’은 안 하겠지만, 말로서 ‘전쟁’을 한다.
이 책의 메시지는 아주 심플하다. “일 잘하는 사람은 마음을 연결한다”이다. 이 책의 영어 제목도 《Connect First》다. 그만큼 먼저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금 이 시대는 그 어느 때보다 인터넷상으로 잘 연결되어 있다.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서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회사도 마찬가지다. 예전처럼 같이 모여서 일하는 방식과는 다르게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가상의 공간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한다. 그 어느 때보다 편리한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마음’은 어떠한가? 회사의 인프라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역시 사람들 간의 소통으로 대화를 하고 의사결정을 내린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한다고 해도 인간의 개입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간의 ‘연결’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더군다나 MZ 세대로 갈수록 ‘직접 대화’ 보다는 ‘간접 대화’를 더 선호한다. 구두로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문자나 메신저가 더 편하다. 하지만 문자에는 ‘감정’이 없다. 문자로만 이야기하다보면 동료 간의 관계조차 형성하기 힘들다. 그냥 자신의 일만 마치고 퇴근하는 조직이 되는 것이다.
“대단히 실망스럽게도 오랜 기간 우리는 사무실에서 감정을 배제한 채 일해 왔다.” - p5
저자는 조직에서 무엇보다 ‘마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것은 우리가 ‘감정이 살아있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감정의 연결을 통해 보다 즐겁고, 활기찬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누구나 공감할 내용이지만,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약간 막막하다. 서로 ‘공감’하고 ‘배려’를 해야 된다는 것은 알지만 그 외에는 또 무엇이 있을까?
이 책에는 총 7개의 파트와 52개의 제안이 있다. 존경심 쌓기, 모든 감각 활용하기, 호감 가는 사람 되기, 충성심 기르기, 첨예한 갈등 해결하기, 피하고 싶은 두려움에 맞서기, 영향력 발휘하기가 7개의 파트다.
제1부 존경심 쌓기는 기본 중의 기본이다. 우리가 너무나 많이 듣는 충고다. 웃어보자, 부탁한다는 말, 감사함의 표현, 이름을 부르자, 칭찬하기, 받았으면 받았다고 전하자, 피드백을 제공하자. 이 중에서 ‘받았으면 받았다고 전하자, 피드백을 제공하자’가 사소하지만 정말 필요하다.
사실 회사에서 이메일을 보내서 무언가 부탁을 했을 때, 아무런 답변이 없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이메일 잘 받았고, 확인하겠다는 간단한 메시지는 상대방에게 작지만 기본적인 예의다. 이왕이면 언제까지 알려주겠다는 말을 해주면 더욱 좋을 것이다. 피드백을 요청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피드백을 주기 힘들다면, 언제까지 해주겠다는 답을 줘야 한다.
제2부 모든 감각 활용하기도 흥미롭다. ‘관심’과 ‘경청’을 강조한 것인데, ‘가끔은 침묵을 택하자’는 것이 인상적이다. 대화를 무조건 많이 하는 것보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산만할 때는 잠시 다 같이 명상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회의가 효율적으로 진행되지 않는다면 책임자는 5분간 명상을 하자고 제안해보길 바란다.” - p80
제3부의 내용 중에서 ‘자석 같은 사람이 되자’도 중요한 이야기다. 자석 같은 사람이 되면 사람들이 늘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말한다. 그러려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고, 무엇보다 ‘정보를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만 잘되겠다고, 또는 나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를 독점하면 결국 사람들이 그나 그녀를 멀리할 것이다.
제4부의 충성심을 기르기는 조직원들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을 갖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러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역할 분담’이다.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할 때 생기는 문제는 실무자, 책임자, 조언자, 결과통보 대상자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다. 다 같이 한 방향으로 노를 저으면 배가 산으로 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
이 때 저자는 ‘RACI’차트를 제안한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다.
“실무담당자(Responsible), 의사결정권자(Accountable), 업무수행 조언자(Consulted), 결과통보 대상자(Informed)” - p170
이 외에도 저자가 제시하는 두려움에 맞서는 방법으로 ‘안전지대에 숨지 말자’, ‘세심한 부분에 집중하자’, ‘속하고 싶은 그룹을 만들자’도 굉장히 유익한 충고다.
마지막으로 49장에 저자는 “60세는 새로운 30세다”라고 말한다. 직장 내에서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과의 조화를 강조했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한다.
예를 들어서 60세 이상의 사람도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서 성장할 수 있고, 잠재력이 높은 연장자를 놓치지 말라고 충고한다. 심지어 나이든 팀원은 이른 아침에 일하게 하고, 젊은 엄마 근로자는 아침에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줄 수 있는 여유를 갖게 해주라고 한다.
“행복은 사춘기 후반에 최고점으로 시작되다가 중년에 바닥을 찍는다. 즉, 노년에 인생의 제2의 절정기가 온다. 아르메니아에서 자이르까지 전 세계 어느 사람이든 국적에 상관없이 성숙할수록 더 행복한 경향이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52개의 팁은 이미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닌 것도 있다. 30년간 컨설턴트와 임상심리학자로 일했기 때문에, 회사의 다양한 상황을 잘 이해하고 거기에 따른 상세한 충고를 잊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기본적인 제안이 정말로 필요한 때이다. 앞으로 비대면 업무가 늘어날수록 더욱 그렇다.
“‘기본’을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요즘의 일터에서는 성공과 의미, 기쁨이 사라져가고 있다. 마치 빛과 같이 빠른 오늘날의 의사소통 속도는 개인의 행동에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 책은 기업의 경영자, 관리자, 구성원 등 두루 읽을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사례와 저자의 따뜻한 충고와 조언이 잘 어우러진 책이다.
- 한 줄 요약 : 일의 의미와 기쁨은 ‘관계’에서 시작한다.
- 생각과 실행 : 회사는 냉정한 조직이 맞고, 이해관계로 얽힌 집단이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회사 업무에 보람과 기쁨을 찾는다면, 가정에도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경영자와 구성원이 모두 윈윈 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의미를 부여하고, 구성원들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조직 문화가 필요하고, 그것은 상호존중과 신뢰에서 시작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로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표현해야 한다.
* 이번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으로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