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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
김보일 지음, 함주해 그림 / 그리고 다시, 봄 / 2024년 10월
평점 :

이름만 들어도 향이 느껴지고
책의 표지만 봐도 향이 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모과' 책을 만나봤어요.
잔잔한 그림에 이끌려 흥미롭게
다가온 그림책이에요.
평소에 아이들을 위한 책을
많이 찾아보는 편이지만 가끔
저를 위한 책도 찾아보고 있어요.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입니다.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위로가 되는 감사한 책이에요.

아이가 캐치볼을 하다
공이 굴러간 자리에서
노랗고 향기 가득한 모과를
발견합니다.

못생긴 듯한 모과
하지만 모과 덕분에 방 안 가득
향기로운 냄새가 납니다.
이제 모과가 예쁘다는
생각도 들어요.
계절이 바뀌면서 모과는
점점 더 노랗게 익어 갑니다.
그리고 한겨울 내내 숯이 된 열매를
단 채로 겨울을 이겨내요.
봄비가 내리고 새끼손가락보다
작은 연두색 잎이 점점
초록색으로 바뀌어요.

연분홍 꽃이 피고 작은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는데요.
바람에 떨어진 모과를 가지고
아빠와 함께 캐치볼을 합니다.
향기로운 모과를 하늘로 던지고
글러브로 받아요.

다시 열린 노랗고 탐스러운 열매
모과에요.
모과나무에 걸려있는
어린시절의 주인공과 연결되어
있는 마을 사람들도 보입니다.

한겨울에 감기에 걸린 나를
돌봐주시던 엄마,
엄마에게서 나던 모과 향기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아이가 아빠와 캐치볼을 하며
우연히 발견한 모과는
아이가 성장한 후에,
어린 시절의 아빠와 엄마와의
추억을 되살리는 역할을 해요.
저는 가끔 어디선가 맞아 본
냄새에 이끌려 그 냄새가 무엇인지를
알아보다 추억에 빠질 때가 있어요.
그만큼 냄새나 향기는 사람들의
기억을 소환하는데 강한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엄마와 아빠의 사랑을 가득 담은
향기좋은 모과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을
기억해 내기 좋은 과일인 것 같아요.
부드러운 모과의 향만 맡아도
그 시절에 겪었던 일들, 생각들이
자연스레 불러일으켜져요.
간결한 글과 함께 향수가 느껴지는
한 장 한 장의 그림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림책에 몰입하면서 주인공이 살았던
모과나무가 있는 마을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글과 그림이 모과를 잘 살려
책을 읽는 내내 모과 향이
나는 것 같았어요.
가끔 생각나는 저의 어린 시절도
추억해 보게 되는 마음 잔잔하고
따뜻한 그림책이었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