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늙음이 나를 어디로 끌고 갈지는알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 영혼은 심각한 질환과 결함에 더 쉽게노출되는 것 같다. 젊은 시절에 내가 이 말을 했을 때는 사람들이 나를 보며 턱수염도 나지 않은 어린애가 뭘 아느냐며 비웃었다. 이제는 수염이 희끗해졌으니 좀더 신망 있게 말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 성격이 까다롭고 세상사에 불평하는 것을 우리는 ‘지혜‘라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나쁜 습관을 버리지도, 바꾸지도 않으며 오히려 더 심화시키는 것 같다. 늙은 영혼은 어리석고 무익하게 오만방자하며, 성가시게 지껄이거나 괴팍하고 비사교적인 성격을 갖고 있으며, 미신 따위를 믿고, 이제는 쓸 일도 없으면서 바보같이 부에 집착한다.
그뿐만 아니라 더 탐욕스럽고 불의하며 교활하다. 늙으면 얼굴보다 영혼에 주름이 더 많이 생긴다. 그렇게 거칠어지고 곰 - P41
팽이가 슬지 않는 영혼은 없거나 아주 드물다. 모든 인간은 성장하는 동시에 쇠퇴한다.
내가 아무리 방어한다 할지라도 늙음은 조금씩 나를 덮치을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저항하겠지만 높음이 나를 어디로끌고 갈지는 알 수 없다. 내가 어디서 쓰러질지 알면 파면 다행복해질까.
소크라테스가 얼마나 지혜로웠는지를 알고 또 그가 어떤 정황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는지를 알기 때문에 ‘그가 그 상황을일부러 조장하고 묵인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도 70세에 이르러 점차 정신적으로 무기력해지고 특출한 명석함을 잃어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년기에 들수록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내 주변에서도매일매일 어찌나 많이 봤는지 모른다. 늙는다는 것은 불지불식간에 퍼지는 자연스럽지만 위험한 질병이다. 우리를 압도하는결함에 대비하고 최소한 그 진척을 늦추기 위해 각별히 주의하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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