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는 당근을 먹지 않는다 - 우리가 동물에 대해 알아야 할 진실
위고 클레망 지음, 박찬규 옮김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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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된 인식이 불러온 결과

─위고 클레망의 『토끼는 당근을 먹지 않는다』를 읽고

"인간만이 생각하는 동물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신이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유일한 존재다."

─ 파스칼 피크

"오로지 인간만을 위해 만들어진

세상에서 인간이 설 자리는 없다."

─ 로맹 가리

언젠가 읽은 칼럼에서 이런 문장을 발견한 적이 있다.

"편견이란 우리 몸 깊은 곳에 뿌리내리고 어둠 속에서만 살아가기 때문에 스스로 밝힌 소박한 내면의 촛불로는 결코 찾아낼 수 없다. 외부의 무엇과 부딪쳐 깨어질 때 비로소 번뜩이며 제 모습을 드러낸다."

성현아 문학평론가




이 문장을 읽고 나는 잠시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 보았다. 적어도 한 번쯤은 내 안의 깊이 뿌리내린 편견을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한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동안 '이해한다'거나 '공감한다'는 쉬운 말로 겉으로는 가식적인 내면을 드러내면서 내 안의 편견은 정작 살펴보지 못했음을 절실히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났다. 위고 클레망의 『토끼는 당근을 먹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문득 그때의 내가 떠오른다. 그래서,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무엇이 달라졌는가. 여전히 나는 나를 모르고, 편견의 뿌리는 그대로 박혀 있는 것 같다.

위고 클레망의 『토끼는 당근을 먹지 않는다』에서도 잘못된 인간의 편견과 왜곡된 인식을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이 책에서는 그 초점이 동물들에게 향해 있다. 시대적인 맥락과 역사적 팩트를 근거로 그동안의 인간이 동물에게 해한 것들을 상세하게 나열하고 있는 이 책은 '글로벌 동물 착취 시스템'과 '무자비한 인간의 자연 파괴'에 대해 말한다.


책에서도 말하고 있듯 어쩌면 "생물 다양성 붕괴와 기후 위기 앞에서 동물에게 가해지는 부당한 행위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은 윤리의 문제이자 우리 모두의 생존 문제"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칠레나 멕시코 같은 나라에서는 아보카도 하나를 얻기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들의 터전을 망가트리면서 심지어는 서로에게 총을 겨누기까지 한다. 생명과 자연에게 몹쓸 짓을 하면서 동시에 서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곳의 사람들이 괜히 아보카도를 '블러드 아보카도'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지구를 가장 망가트리고 있는 동물이 다름 아닌 인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면서 내 안의 편견조차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나 또한 하나의 인간이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자각했다. 이제는 '생명'이라는 단어에 깃든 무해함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 말은 곧 그릇된 편견과 왜곡된 인식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 다짐을 여기 남겨놓는다.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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