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 관한 그림책

우리 사이에는 - 양과 늑대의 이야기 ㅣ 바람그림책 163
신순재 지음, 조미자 그림 / 천개의바람 / 2025년 5월

수채화로 촉촉하게 적신 듯 사랑스러운 표지의 <우리 사이에는> 책입니다.

표지에는 이솝우화나 전래동화 속에서는 결코 친해질 수 없는 양과 늑대가 마주 서서 서로를 미소로 바라보고 있어요.

양과 늑대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얘기를 들은 양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여우를 찾아와요. 여우는 양에게 다정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양과 대화를 나누어요.

어른스러운 여우와 귀엽고 다소 철없어 보이기도 하는 양의 대화가 참 사랑스럽습니다.

양과 여우 사이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요? 양과 여우 사이에는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쉽게 느껴지는 것과 잘 느껴지지 않는 것, 행복한 것과 그렇지 못한 것... 수많은 것이 존재해요. 함께 나누고 즐길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서로를 멀어지게 만드는 것도 있어요. 하지만 결국 둘은 그 사이에 있는 것들로 인해 오히려 서로의 공간과 삶을 존중할 수 있고, 또 함께 함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적당한 간격, 각자의 공간, 공유할 수 있는 것과 공감하는 마음...

서로 다른 두 사람 사이에 '사이'가 존재하기에 우리 삶은 더 풍성하고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관계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근사한 책, 우리의 삶을 관조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참 사랑스러운 책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