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마을
신나군 지음 / 월천상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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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마을

신나군 (지은이) 월천상회 2023

 

진한 초록 색감의 바탕에 알록달록하고 다양한 강아지들이 신나게 뛰는 모습, <컵마을>이라는 신선한 책 제목과 함께 유쾌함을 불러 일으키는 신나군 작가님 이름에 책을 막 펼쳐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책의 첫 장에 종이컵에 사는 소녀가 자신의 집과 컵마을을 소개한다. 알록달록 다양한 색감과 크기의 컵이 모여 있는 컵마을, 그곳에 찌그러진 종이컵이 보인다. 아름다운 마을이지만 밖으로 나오지 않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에서 소녀는 유기견을 만나고 종이컵에 와서 함께 살게 된다. 이윽고 버려진 강아지들은 계속해서 늘어가고 소녀는 강아지들을 모두 집으로 데려온다. 강아지로 북적북적해진 소녀의 집, 그리고 그 북적거림과 신나는 소리에 컵 안에서만 살던 사람들이 하나둘 밖으로 나온다. 강아지들의 밝은 에너지는 컵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열어주고 이제 컵마을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 된다.

 

컵 안에서만 지내며 바깥 세상과 단절되어 살아가던 컵마을 사람들은, 함께 있지만 소통이 줄고, 같은 곳에 있어도 각자 외롭게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높이 세워진 컵 안에서 각자의 세상을 만들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 하지만 이들은 위로만 향할 뿐 옆을 돌아보지 못한다.

 

이웃, 세상과 함께 있음을 깨닫게 하고 마을을 변화시킨 것은 다름 아닌 작고 갈 곳 없는 유기견에게 내민 소녀의 따뜻한 손이었다. 사람들은 완벽함과 탁월함, 효율성을 추구하며 살아가지만 눈에 띄지 않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가장 작은 누군가에게 내미는 손을 통해 세상은 더욱 따뜻해지고 각각으로 존재하던 개인은 우리로 연결된다.

 

소녀와 같은 작은 시도, 용기 있는 배려는 사회 전체를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 단절과 고립, 비난과 혐오의 문화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족한 이를 향해 내미는 손이 있다면 세상은 살만한 곳으로 바뀔 거라고 이 책이 말해주는 것 같다. 사람들을 연대하게 하고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탁월함과 부요함이 아니라 오히려 가장 낮고 작은 이를 통해서임을, 작가는 또렷한 색감과 거친 붓선으로 그려 낸 배경을 통해 선명하게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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