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시의 거미줄
김수정 지음, 김형준 그림 / 월천상회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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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의 거미줄 

김수정 (지은이), 김형준 (그림), 월천상회 2023


책 표지에 인상을 쓰고 있는 거미가 보여요. 무엇 때문에 표정이 안 좋을까요? 그건 바로 자신의 거미줄 때문이에요. 다락방에 사는 루시는 완벽한 집을 짓는 것이 너무나 중요해요. 비뚤어진 거미줄은 참지 못하죠. 심지어 먹이를 잡는 것보다 반듯한 집을 짓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요. 자신만의 규칙에 따라 완벽하게 지어야 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완벽한 거미줄로 집을 지은 거미가 나타나요. 샘이 나고 초조해진 루시는 짜고 있던 거미줄을 걷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집을 지어요. 과연 루시의 집은 원하는 대로 완벽해질 수 있을까요?


아이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유난히 지우개를 많이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어요. 잘 그린 것 같은데 지우고 다시, 또 지우고 다시, 그렇게 하다 보면 나중엔 지우개 자국 때문에 오히려 처음보다 더 못한 그림이 될 때가 있지요. 스스로 잘 못 한다고 생각해서 그러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마음에 지우고 또 지우기도 해요. 계속 고치고 수정하는 것은 더 나은 쪽으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지만 너무 과하면 본인이 세운 높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에 괴로워하기도 하지요. 과도한 완벽함을 추구하다 보면 오히려 자신을 그 완벽함이라는 굴레에 가두게 되기도 하고요.


완벽함이란 게 끝이 있을까요? 어느 곳에나 나보다, 또 그 누구보다 나은 무언가가 있고, 심지어 완벽하다는 것의 기준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까요. 그럼 완벽함을 절대적인 가치로 추구하는 건 무엇을 향해 가는 걸까요? 


작가는 자신이 만든 기준과 틀에 갇혀 스스로를 괴롭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거미 루시에 빗대어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요. 완벽함보다 더 중요한 것을 루시가 찾아가는 것처럼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우리 삶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진정한 삶의 태도,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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