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모자 알맹이 그림책 53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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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파란모자>, 조우영 그림책, 바람의 아이들

 

커다란 모자로 자신을 가린 채 살아가는 파란모자는

모자 때문에 앞이 잘 안 보이고 사람들과 대화도 어렵다.

왜 모자로 몸을 가렸을까, 눈 앞에 펼쳐진 넓은 풍경을 마다할 만큼,

불편함과 외로움을 감수할 만큼 감추고 싶은 건 뭘까,

책을 읽는 내내 모자 속에 감춘 파란모자의 모습이 궁금하다.

 

파란모자가 마침내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정작 두려워할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얼굴을 마주하는게 어색하고 당황스럽고 부끄럽지만

현실에서 만난 사람들은 고맙게도 파란모자에게 생각보다는 관심이 없다.

두려움이란 결국 사람의 걱정과 불안이 만들어낸 실체 없는 허상이 아닐까.

 

한편으론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내 진짜 모습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낼 용기가 있을까?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본모습을 드러낼 용기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용기 내어 막상 자신을 드러냈을 때 생각보다 세상은 그런 나를 받아줄 만큼의 다양함이 있을 것이다.

나만 다르고 외로운 것이 아님을, 누구에게나 파란모자가 있고 벗어낼 용기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 책을 만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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