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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평점 :
그림책 독서모임이나 그림책 테라피 강좌등 그림책과 관련한 모임과 강좌를
듣다보면 사람들은 종종 자신의 아픔을 발견하고 눈시울이 붉어지거나 울먹거리곤 한다.
그것은 아마도 책 속에 나온 이야기로 자신의
아픈 부분이 떠오르고. 그래서 말하자면 ‘눈물버튼’이 눌려진게 아닐까.
나는 누구나 그런 ‘눈물버튼’하나쯤은 마음에 품고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말로하는 것보다 더 간접적이면서도 마음속에 있는 그 무엇을 콕 찝어 내는 장치가 있는
그림책이라는 매체는 그래서 매력적이다.
말로하기 어려운 것을 그림으로 그려보라고 하면 거기에 내 심리상태가 반영된
그림이 나오듯.
우리는 그림책속 이야기를 통해 내면에 있던 . 내가 전혀 일상에서는 생각하지 않던
아픔이나 슬픔이나 감동이나 이해.공감을. 그림으로 된 이야기를 통해 끄집어 낸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는 그렇게 꾸역꾸역 우리가 살아내면서 겪은
아픔이나 슬픔. 혹은 두려움. 드러내지 못한 욕구등의 인간심리를 심리학자의
이론을 바탕으로 그림책과 연계해서 이야기로 풀어가고 있다.
사실 심리학은 이름만 들어도 너무 어렵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 칼 구스타프 융, 알프레트 아들러, 앨버트 앨리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 이름들이 무려 책 속 각 파트별 목차라는게
살짝 거부감이 들지만 . 어쨋거나 그들이 말한 인간심리를 그림책으로 대신해서
설명할 수 있다면 그래도 조금 더 이해가 쉬워지지 않을까 기대하면서
책장을 넘겨갔다.
김영아 선생님은 유튜브 ‘허심탕tv’를 통해 본 적이 있었다.
그림책과 관련한 활동을 활발히 하시는 분으로 생각되었고. 책도 여러권 쓰셨다.
주로 그림책과 관련한 심리연구를 독서치유 쪽으로 많이 연구하신 분 같다.
그림책 모임을 하면서 나름 연구를 하고있지만 ‘그림책 심리’ 분야는
단순히 그림책을 알고 연구하는 그 차원에서 조금 더 깊이 들어간 다른 커다란
분야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가 그림책의 바다에 아주 깊이 빠지지는 못하고 그저 푸른 물결정도를
보고 있어서인지. 여전히 그림책 심리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 책 속에 소개된 그림책들 중에 이미 읽어본 책들도 많이 있는 편이라
이해가 조금은 더 수월한 것 같다.
여러 심리들이 분석되지만 그중에서 첫번째로 소개된 프로이트의 경우
인간의 무의식 영역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그와 연계로 소개된 그림책
<불안>의 경우 마음속에 있는 불안이라는 감정을 형상화 해서 밖으로 끄집어
낸 모습을 표현한 책인데 그림이 무척 와닿는다. 무의식의 분위기로 배경은 깜깜하지만 줄을 당겨
나온 커다란 새 . 괜히 끄집어 냈다 싶어 후회 되고 두렵고 낯설고 회피하고 싶어지는
마음의 표현. 이 책의 발견은 놀랍다. ( 사실 많이 알려진 책은 아니라서 이렇게
잘 몰랐던 책을 발견하는 즐거움도 있다.)
내가 생각하는 그림책의 가장 큰 주제.또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상상’의 영역인데
현실속에서 일어날 수 없기에 현실에서 보여지지 않기에 그 가치를 더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극’ 과는 또다른 ‘그림책’이라는 물성을 가진 매체에 대한
매력. 언제든 보고 싶을 때 펼치기만 하면 되는. 모두 다 보여주진 않아도 독자가
나름의 감성으로 느끼게 되는.
‘무의식’ ‘이라는 주제를 가지고도 <히마가 꿀꺽!> <마음이 아플까봐><장수탕 선녀님>등
여러 책들이 소개되고 설명되어지고 있다. 오랫동안 그림책 심리를 연구해온 저자인
만큼 작가가 아는 방대한 분량의 그림책 중 선별된 좋은 책들을 넣지 않았을까.
적어도 여기에 소개된 책들은 충분히 그럴 가치를 가진 책들로 보증된다고 믿게된다.
의식,전의식,무의식,원자아,초자아,방어기제,대치,억제,투사 … 등
많은 심리학적 용어들이 익숙한 듯 낯설지만 이 책이 분명히 ‘그림책 소개’가
주 테마가 아닌 ‘심리학적 이해’가 주 핵심주제임을 감안하고 읽어야 한다.
다만 나는 믿진 않지만 요즘 유행하는 ‘mbti’로 풀어내는
심리라던가.그것으로 연계해 소개한 그림책 소개 부분은 흥미롭다.
심리학에 관심있다면 조금 더 쉽게 접근하는 입문서로 보아도 되지 않을까.
책을 한번 읽었다고 그 책을 다 알았다고 선뜻 이야기 하기 어려운 건
역시 ‘심리학’은 깊고 깊어 ‘속을 잘 알수없는’ 바다이기 때문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