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소중했던 것들 (볕뉘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달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기주의 신작 산문집.


『언어의 온도』, 『말의 품격』 모두 가을의 끝자락에 읽었던 책들로, 적당하게 나를 센티멘탈적이게 만들어주었다. 2년만에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에 일찌감치 예약구매를 하고 기다렸던 순간이 굳이 가을이 아닌, 한여름의 시작이지만 개의치않는 건 아무래도 신간을 기다렸던 사람들 모두 공감하리라 생각된다.(북커버는 오히려 봄기운이다)   


"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 꽃이 영원히 피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추스르고, 건네주다. 결국 떠나보내는 이 산문집은 주옥같은 문장들로 글을 평가하기보단 음미하면서 읽는 걸 추천한다. 어김없이 따뜻한 한그릇의 글을 지어 대접해주어 감사하다.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은 반드시 상처를 남긴다. 가장 큰 이유는, 서로가 서로에게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이 한때 내 일부였기 때문에, 나는 한때 그 사람의 일부였기 때문이다." 


BGM : god -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 


누구나 있다.
가슴 깊이 파고들어 지지 않는 꽃이 된 문장이.
상처를 보듬고 삶의 허기를 달래주는 그 무엇이.

페이지 : 21
세월 앞에서 우린 속절없고, 삶은 그 누구에게도 관대하지 않다. 다만 내 아픔을 들여다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우린 꽤 짙고 어두운 슬픔을 견딜 수 있다. "모두가 널 외면해도 나는 무조건 네 편이 되어줄게" 하면서 내 마음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사람이 단 한명이라도 있다면.

페이지 : 30
각자의 리듬으로
끊임없이 삶의 폐달을 밟아가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무너져내리지 않기 위해.

페이지 : 74
우린 삶의 절정을 꽃에 비유하기를 좋아한다.

페이지 : 79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은
정말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아니라
이유가 필요하다는 말인지도 모른다.

페이지 : 92
우리는 시간을 공유하는 사람하고만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
특히 사랑은, 내 시간을 상대방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일이다.

페이지 : 95
사랑은 감정의 총합과 더불어 상대를 향한 생각의 총합이 아닐까 싶다.
사랑이라는 낱말이 '생각할 사(思)'와 '헤아림을 의미하는 양(量)'을 조합한 
'사량'에서 유래했다는 설이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페이지 : 103
말은 침묵을 통해 깊어진다.
말은 침묵 다음에 생겨나는 세계다.

페이지 :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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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샤 데미아노바, <polina jumping into nothing>



"인간은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사랑의 산물이고 사랑을 연료로 작동하는 사랑의 기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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