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고리우스는 아버지에게 쓴 아마데우의 편지와 ‘타인은 너의 법정이다‘라는 문구를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그게 아마데우를 아주 불안정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그는 다른 사람들에게서 신뢰와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가 너무도 강했어요. 이런 불안감을 감추어야 하는 것, 그리고 용기나 대담함처럼 보이는것들은 그저 앞을 향한 도주에 불과하다고 말했지요. 그는 스스로에게 말할 수 없이 많은 것들,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요구했어요. 그래서 독선적인 사형집행인처럼 되었어요. - P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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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츠나 릴스의 가쁜 호흡에 익숙해진 사람은 롱테이크가 많은 영화를 느긋하게 감상하는 데 곤란함을 겪고, 세 줄 요약에 익숙해진 사람은 장문을 읽어 내지 못한다. 이런 정황은 흔히 지구력의 결핍이나 긴 호흡을견뎌 내지 못하는 개개인의 초조함으로 진단되곤 하지만, 길고 짧음에 입각한 이런 진단은 사태의 복잡성, 더정확히는 복수성을 개인의 역량 부족으로 치환한다. 관건은 단순한 장단이 아니라 상이한 호흡들의 공존이다. 무언가가 그저 길기 때문에만 힘든 것이 아니다. 일본만화에 젖은 사람이 DC코믹스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면, 프랑스 철학에 익숙한독자가 독일이나 영미 철학 텍스트에 진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그 역도 마찬가지라면, 이는 그것들이 서로전혀 다른 리듬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 P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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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모여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혼자서는 결핍에 시달리기 때문이다. 정치적 공동체의 발생 원인은 결핍의 감정이지 권력과 지배 의지가 아니다. 사람들은 결핍의 감정을극복하기 위해 타인과 함께 살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정치는 삶, 생존 때문에 생겨났지만, 정치를 진정한 의미의정치로 만드는 것은 ‘좋은 삶‘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 이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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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또는 부정적인 징벌의 위협만으로 법질서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폭력은 그 무엇도 함께 붙들어두지못한다. 폭력은 어떤 안정적인 받침대도 제공하지 못한다. 폭력이 엄청나게 행사되는 상황은 오히려 내적인 불안정성의 징후다. 오직 폭력에 의해서만 지탱되는 법질서는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오직 법질서에 대한 동의만이 안정적인 받침대가 될 수 있다. 폭력의 본모습은 "붙들어주는 것"이 법질서에서 완전히사라지는 순간에 비로소 드러난다.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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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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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구절이 낱낱이 읽혀지기 전에는 멈추지 않는 채찍질.
사랑하기에 생의 무게를 함께 버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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