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적 세계에서는 모든 죽음이 외부적 폭력의 작용으로 해석된다. 인간은 외부에서 덮쳐오는 이 치명적 폭력에 대항 폭력을 맞세움으로써 저항을 시도한다. 적극적으로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폭력에서 스스로를 지키고자하는 것이다. 살해당하지 않기 위해 살해한다. 죽임이 죽음을 막아준다. 더 강한 폭력을 휘두를수록, 더 많이 죽일수록, 그만큼 더불사의 존재에 가까워진 듯이 느끼게 된다. 폭력은 가까이 다가오는 죽음에 직면하여 생존을 도모하는 죽음의 기술이다. - P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