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 금서의 역사 (베르너 풀트 / 시공사)

 

덜고 뺄 것 없는 제목이라 기대가 쉬워 좋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금서들은 당대 시대정신의 최전선에 있었던

 

것들로 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올라 있다. 애정을 갖고 있는 명서의 뒷이야기를 알아 보는 작은 재미에, 검열의

 

칼날은 어디쯤에, 또 어떻게 내려지는지 그 전략을 살펴보는 의의까지 있으리라 기대한다. 같은 기획의도로

 

한국의 금서들만을 다루는 책이 나와주어도 좋으련만.

 

 

 

 

 

 

 

 

 

 

 

 

 

 

 

 

 

 

 

2. 청춘을 위한 철학 에세이 (오가와 히토시 / 아름다운사람들)

 

'거리의 철학자' 오가와 히토시의 신작. 특히 반가운 이유는, 가상의 수업 형태를 통해 철학과 사상을 쉽게 풀어주었던

 

전작 <철학의 교실>의 구성과 동일한 후속작이라는 점. 저자는 전작에서 각자의 고민을 가진 캐릭터를 창조해서 한

 

교실에 모아놓고, 그 고민에 가장 좋은 답을 줄 수 있는 철학자를 등장시켜 강의를 하도록 구성하였다. 이를테면 선

 

생님께 혼이 나고 성질이 나 있는 고등학생의 앞에 미셸 푸코가 등장하여 권력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하는 식이다.

 

전작에서는 '행복', '죽음', '인생의 의미'와 같이 인간이 보편적으로 가질 수 있는 철학적 논제들을 위주로 하여 목

 

차가 짜여졌었는데, 이번에는 서양 철학사에 혁혁한 족적을 남긴 이들을 생년 순으로 따라가는 순으로 구성한 모양

 

이다. 서양철학사의 전개나 철학자 간의 선후 관계 정도 만이라도 윤곽을 잡고자 하는 철학 초입자들에게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전작에서는 가상의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단선화되어 그 활용의 폭이 좁았다든지, 여러 명의 철학자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의 캐릭터성이 선연하지 않다든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옥의 티라고 할 수 있었던 아쉬움이 이번에는 잘 해결

 

되었는지 접해보고 싶다.

 

 

 

 

 

 

 

 

 

 

 

 

 

 

 

 

 

 

 

3. 한국인의 탄생 (최정운 / 미지북스)

 

'한국인'이라는 집단 정체성은 존재하는 것일까. 태초로부터 존재하여 변형되어 온 것일까, 철저한 가상의 것일까,

 

혹은 가상으로 출발하였으나 그 영향력에 의해 실체를 갖게 된 것일까. -대단히 자의적일지언정- 느끼고는 있으나

 

규정하기는 어려운 난제에, '오월의 사회과학'을 통해 여러 도구로 현실을 재구하고 분석하는 데 총기를 보였던 저

 

자가 과감하게 도전을 하였다. 이번에는 주로 근대소설을 통해 '한국인'에 영향을 주고 또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요

 

소들을 살핀다 한다. 그 분석이 전작에서처럼 날카로운 것일지, 또, 혹여 분석이 날카롭다 할지라도 근대소설이 EB

 

S 고교 문제집에서나 소비되는 지금에도 그 분석이 유효한 것일지, 여러 호기심이 동한다.

 

 

 

 

 

 

 

 

 

 

 

 

 

 

 

 

 

 

 

4. 일베의 사상 (박가분 / 오월의 봄)

 

 한 사회를 이해하는 기준으로는 내부의 깊이 만큼이나 외연의 넓이도 중요하다. 지금 우리 사회의 최극단에 위치하는

 

현상들 중 가장 논쟁적일, 일베. 이제야 나왔나, 하는 안타까움 반, 이제라도 나왔나, 하는 안도가 반이다. 정치하며 또한

 

확장 가능한 분석이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 길지 않은 분량이 마음에 걸리지만, 목차를 보니 최소한 일베의 연원과

 

흥성의 역사가 순차적으로 정리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출판사의 책소개에 따르면 발생의 원인

 

과 그 사회적 의의, 그리고 그에 대한 대책까지 정리되었다 하니 그 소개에 값하는 알찬 내용이 있길 기대한다.

 

 

 

 

 

 

 

 

 

 

 

 

 

 

 

 

 

 

 

5. 빨치산 대장 홍범도 평전 (김삼웅, 현암사)

 

한 사람의 일생을 다룬 평전만으로도 이토록 촘촘하게 깔아두면 한 역사를 거뜬히 재구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평전의 달인' 김삼웅의 신작. 배척의 대상이거나 숭앙의 대상이거나, 어느 쪽이든 홍범도는 남한

 

사회에서 죽은 아이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니, 그가 평생 추구하고자 하였던 이상에 공감하는 경지에까지

 

이르지 못하더라도, 다만 같은 땅에 먼저 태어났던 홍 가의 한 인물에 매력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이

 

미 스스로 그 가치를 증명하는 것일 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