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보다 뇌과학 -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만프레드 슈피처.노르베르트 헤르슈코비치 지음, 박종대 옮김 / 더난출판사 / 2020년 8월
평점 :
품절


아이를 키우다보니 발달에 대한 관심이 참 많아졌다. 그 중에서도 뇌발달에 관해서는 알아도 알아도 새롭고 신기해서 더 알고 싶었다.

그렇지 않아도 교직에 있으면서 애초에 '전두엽'부터 시작해서 뇌에 대해서는 강의와 연수를 많이 듣기도 했지만, 막상 내 아이를 낳고 나니 궁금하고 갈증이 나는 부분들이 더 많아지게 됐다.



그러다가 '우유보다 뇌과학' 이 책의 제목을 보고는 너무나도 책의 내용이 궁금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책은 독일의 뇌과학자와 소아과의사가 아이들의 뇌발달과 성장에 대해 쓴 책이다. 번역을 하다보니 제목이 '우유보다 뇌과학'이라고 표현이 되면서 우유와 뇌과학을 비교한다는 자체가 참 어색함을 주지만 책 표지의 말처럼 '아이의 뇌세포를 깨우는 것은 우유 한 잔이 아니다'라는 것에서 참 이해가 되고 공감이 되며 참 괜찮은 책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되어 있다.

1장은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돌까지, 2장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인 돌부터 두 돌까지, 3장은 3살부터 7살까지, 4장은 7살부터 12살까지로 나누어 연령별로 두뇌 발달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히 기록하고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대한 비밀을 풀어가는 내용이다.

책에는 뇌간, 뇌피질, 해마, 전두엽 등 뇌의 각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뇌에 대해 전혀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이해하기 쉽게 나름의 비유를 통해 설명을 하기에 오히려 뇌에 대해 잘 알아갈 수가 있다.

그리고 '뇌'에 대한 의학적인 접근이 아닌 교육과 발달에 대해 풀어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 보통의 엄마, 보통의 아빠가 읽기에 전혀 부담이 없는 책이다.



1장에서는 돌 이전의 아이들의 뇌에 대해 이야기 한다. 7개월 정도이면 이미 아이가 문법을 안다는 것부터 어린 아이들에게는 미끄럼틀을 집에 들이는 것보다 숲에 가는 것이 훨씬 더 좋다는 이야기까지......

많은 아이들이 대부분 도시에 살면서 숲과도 멀어졌지만,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놀이터마저 가기 힘든 시대가 된 요즘을 살면서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집콕이 당연한 것이 되었는데,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는 아이들의 발달을 위해 부모로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우리 쌍둥이들이 속한 시기이기도 하면서, 이 책에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말하는 돌에서부터 두 돌까지의 시기!

2장에서는 두 돌 전까지는 절대 미디어에 노출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언어 능력의 비약적 발달이 생후 2년째에 이루어진다(p.89)고 하는데 미디어 노출과 언어 발달은 서로 좋은 관계에 있지 않기 때문에 이것만큼은 정말 꼭 지켜야 할 부모의 태도가 아닐까 싶다.

아이들은 생후 2년째에 믿을 수 없을 만큼 많은 것들을 배운다. 그러므로 이 시기에 학습 기회가 집중적으로 주어져야 한다.(p.96)

두 살배기는 재미있을 때 가장 빨리, 가장 능동적으로 배운다.(p.112)

이 책을 읽으며 생후 2년째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느꼈다. 지금 15개월인 우리 쌍둥이들이 이렇게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구나 하며 정말 다양하고 흥미로운 자극과 기회들을 줘야 한다는 것을 또 깨닫고, 또 깨닫고......

또, 누가 뭐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양육 방식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아이의 기질이라는 것. 동일한 가정이라 해도 아이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국 아이의 기질에 따라 양육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

우리 쌍둥이만 봐도 얼마나 다른지 많이 느끼는 요즘인데, 내가 둘을 각자에 맞게 양육하지 못하는 것 같단 생각도 들며 반성도 했다.



3장에서는 아이의 언어 발달에 필요한 핵심 요소로 아이와의 소통, 바로 대화, 밥상머리 교육에 대해서 언급한다.

최근 읽은 몇 권의 육아서에서 그림책보다 중요한 게 바로 부모와의 대화라는 걸 몇 번 봤는데, 이 책의 저자인 뇌과학자 역시 동일하게 말한다.

밥상머리 교육은 정서적인 측면 뿐 아니라 인지, 언어 발달에 있어서도 참 좋은 교육이구나!



그리고 4장에서는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직 우리 아이들의 나이 대와는 좀 차이가 있지만, 초등학교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관심을 갖고 읽었다.

그 중에서도 이 나이 대의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이 좌절하는 상황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아이가 성공하는 경험이 중요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좌절의 상황 역시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이왕이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 성공의 경험만 주려고 나름 부단히 노력했지만, 때로는 아이들이 좌절의 순간도 맛보게 하는 것도 필수 요소일 수 있구나 싶었다. 대신 좌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좌절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0세부터 12세까지의 뇌발달에 대해서 자세히 알게 된 것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부모의 역할이 너무나도 중요함을 다시 깨닫게 된 것만으로 참 감사했다.

그리고 단지 먹이고 씻기고 재우기에 급급하며 육아를 했던 나를 다시 돌아보며 우유 한 잔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것! 이걸 늘 기억하며 아이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부모들에게 정말 꼭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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