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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 - 감염병, 백신, 항생제
박지영 지음 / 창비 / 2020년 4월
평점 :
아이의 건강에 관심 없는 부모가 어디 있을까! 특히나 아이가 아팠던 경험이 있는 부모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했기에 최근 '면역력'에 대한 관심은 더 없이 높아졌다. 최근 출간한 이 책, 그래서 나도 더 없이 궁금했다.
아이를 위한 면역학 수업!
면역학 수업이라 하면 무슨 의학에 관한 어려운 주제가 아닐까 싶다. 물론, 림프구, 항체, 항원 등 사실 나에겐 중고등학교 생물 시간에나 듣고 그 이후론 접하지도 않았던 복잡하고 어려운 단어들이 이 책에 자주 나오긴 한다.
하지만 곳곳에 재미있는 그림을 통해 그리고 자세한 설명으로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는 저자의 노력이 돋보였다.
저자는 의사이자 세 아이의 부모로 이 책을 엮었기에 부모 입장에서 아이를 생각하며 읽기에는 정말 좋은 책이었다.

흔히, 아이가 생후 6개월까지는 엄마로부터 받은 면역력 때문에 아프지 않는다고 한다. 나도 이 소리를 이미 익히 들었었다. 그리고 6개월 전까지 정말 한 번도 아프지 않고, 잘 크는 우리 쌍둥이들이 대견했다. 그런데 정말 6개월이 지나자마자 우리 아이들이 감기에 걸리기 시작해서 중이염도 걸리고 참 고생을 했다.
이 책에서는 아이의 면역력을 강하게 하는 것 중에 가장 큰 것으로 잘 알려진 자연 분만과 모유 수유를 이야기 한다. 자연 분만한 아이와 모유 수유, 특히 초유를 먹인 아이들은 더 튼튼하다는 것은 이미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상식이기도 하다.
나도 괜히 그 때 쌍둥이였기에 어쩔 수 없는 제왕 절개를 할 수 밖에 없었지만, 자연 분만을 했으면 더 건강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나를 위로해 줬다.
"아이의 면역을 위해 공부를 하는 엄마의 존재 자체가 아이의 건강에 가장 큰 득입니다.(p.34)"
상당한 지식적인 내용이 가득할 것 같은 이 책에서 위로를 받다니, 감동이기도 했다. ^^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음식 알레르기, 알레르기 비염, 천식은 거의 하나의 연결된 시리즈로 나타나는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한다.
아토피 피부는 요즘 오염된 환경이나 유전 등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생각보다 흔한 질병이 되어버렸다. 나 역시 우리 아이들이 혹시라도 아토피 피부를 갖게 될까 걱정을 달고 산다. 다니는 소아과에서 '보습'의 중요성을 강조하셔서 그 때라도 늦게 보습을 해 주고 있는데, 이 책 역시 피부 장벽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 보습을 정말 잘 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의 보습 크림을 고를 때는 '세라마이드 성분'이 포함된 것을 고르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건 정말 몰랐던 사실이라 로션과 크림 고르는 꿀팁을 알게 되어 정말 좋았다.
실제로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는 아이라 할지라도 출생 후 적극적으로 보습제를 바르고 나니 1년 후에 아토피 피부염이 줄어드는 연구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부모들이 궁금해 할 '항생제'!
항생제의 정확한 목적은 모른 채 무조건 안 된다, 쓰지 말자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 듯 하다. 이 책을 보며 '항생제'에 대해서도 좋은 이해를 하게 되었다.
물론, 돌 이전의 아이에게는 항생제를 함부로 쓰지 말자고 이야기 한다. 우리 쌍둥이들 지난 가을, 겨울을 지나며 심한 감기에 걸려 항생제를 몇 번 쓴 적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으며 내심 속상하기도 했다. 하필 돌 전에 이렇게 항생제를 쓸 수 밖에 없었다니 하고 말이다.
그저 앞으로 더 균형있는 면역력을 갖추도록 도와주고,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도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책 뒷 부분에 <아이의 면역 건강을 위한 열 가지 지침>이 나온다.
'많이 안아 주고 스트레스 줄여 주기'가 인상적이다. ^^
아이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방법이 단지 좋은 음식, 건강 보조 식품 이런 것 뿐이 아니란 말이다. 행복한 마음,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하는 것부터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지만, 세균과 바이러스는 다르다는 점, 이유식은 생후 1년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 수족구병에 백신이 없다는 것, 백신에 포름알데히드가 들어간다는 것 등 정말 몰랐던 내용, 새롭게 알고 놀란 내용들도 참 많았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읽었지만, 내 상식까지 풍부해진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