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秋哭)
성 민(윤찬준)
도토리 앙증맞게 물고
이끼 낀 고목을
넘나들던 다람쥐의
발걸음이 멎은 지 오래
갈빛 잦아들어
회색이 자욱한 숲엔
늦은 낙엽 지는 소리만이
적막을 잘라 먹는데
바람이 댓잎 사이로
일렁이며 흐르는 밤에
별빛 밟고 가는
먼 길 떠나는 나그네
별빛에 길을 물어
바람에 실려
이제는 어디로 가야하나
그 어디 메로 가야 하나
만나는 것이 기쁨이었지만
떠나는 것은 슬픔이라
밤이슬에 젖는 마음
님이사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