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거나 어쩔거나(4)
그런 그녀를 보면서 생선 도매 아내의 친구들은 자신들도 성형할 것을 원했고 몇 명은 실제로 시도하여 효과를 보기까지 했다.
상황이 그 정도에서 마무리가 되었으면 문제가 생길 리가 없었다.
그 이후부터가 문제가 되었다.
생선 도매 아내의 친구 한 명이 성형했고, 그 친구의 성형 예찬에 또 두어 명의 친구가 성형을 시도했고, 그녀들은 하나 같이 입을 맞춰 성형 예찬을 늘어놓음에 의해 그녀들 모임은 성형 이야기로 시작되어 성형 이야기로 끝났다.
마치 그녀들의 모임은 친목이 아닌 성형을 위한 모임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디 한 부위라도 성형을 하지 않은 여자는 반푼이 취급을 받았고 친구들로부터 반푼이 취급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어디 한 군데라도 성형하려고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처음에는 성형에 별로 관심이 없던 상규의 아내도 친구들의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성형의 유혹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결혼 이후 근검절약이 몸에 밴 그녀가 성형한다는 것은 어쩌면 무리였다.
그러나 상규의 아내는 성형하고 싶었다.
처진 목덜미와 눈꺼풀을 볼라치면 짜증이 나고, 각진 턱과 넓은 이마를 볼라치면 울화가 치밀었다.
특히 손등을 볼라치면 80이나 된 노파의 손등 같아 우울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상규의 수입은 고정되어 있고 지출도 고정되어 있어 여윳돈이 별로 없다.
그나마 몇 푼 안 되는 여윳돈은 딸의 결혼자금으로 적금으로 들어가니 실제로 여윳돈은 없는 셈이었다.
그때 상규의 아내의 뇌리를 스친 것이 바로 상규의 퇴직금이었다.
그래도 한 직장에서 30여 년을 근무했으니 퇴직금이 아주 큰 돈은 아닐지라도 목돈은 될 것이고 그것으로 성형을 하면 된다고 상규의 아내는 생각하고 있었다.
문제는 상규의 동의를 받아야 했다.
그것은 상규의 퇴직금으로 성형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의 성형 이야기를 남편에게 쉽게 꺼내기는 힘들었다.
상규의 아내는 찬스를 엿보고 있었으나 그 찬스는 좀처럼 오질 않았다.
또 설령 말을 꺼내려다가도 자신도 모르게 망설여졌다. 그런데 오늘 남편이 느닷없이 퇴직금으로 귀농생활을 하겠다고 하니 상규의 아내는 그것을 꼬투리로 잡아 성형 이야기를 꺼낼 속셈이었다.
상규의 말은 목마른 자에게 물을 준 격이 되었다.
“당신의 퇴직금으로 성형하려니 당신에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저는 성형을 해야겠어요.
우리 형편에 모아 놓은 돈은 없고 목돈은 당신의 퇴직금으로 성형하는 것이 미안하지만 그 퇴직금 제 성형에 보태줬으면 해요.
제가 여태껏 어디 허튼 데 한 푼이라도 썼어요.
알뜰살뜰 아등바등 살았다고요.
이제 나도 가꾸며 살아야겠어요.
당신 보기에도 제가 너무 늙어 보이지 않나요.”
상규의 아내는 넋두리를 풀어놓았다.
상규는 아내가 그렇게 넋두리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상규는 그날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그동안 가족만을 위해 살아온 아내였다.
아내는 마치 가족만을 위해 살기 위해 태어난 여자 같았다.
상규의 아내는 외모도 뛰어나지 않았고 학벌이 좋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규가 그녀와 결혼한 것은 오로지 성실하고 천성이 착한 여자였기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