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여름날의 소상(13)




 

민기는 그렇게 방황하는 자신을 살해하고 싶도록 미웠다.

 

민기는 어쩌면 그 자신에 대한 미움에서 벗어나고자 이 보길도를 찾았는지도 몰랐다.

 

지나치며 몇 번 보기는 했지만 얼마 전에야 인사를 나눈 사이였기에 또 아직 상대의 이름이 무엇인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디에 살고 있는지 그런 기본적인 것도 모르는 사이였기에 가벼운 대화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인데 지금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는 그 내용이 결코 가볍지 않았다.

 

혼자 오셨나보네요?”

 

이번에는 여인이 침묵을 깼다.

 

여인은 민기와 마주칠 때마다 그의 곁에 일행이 없었기에 혼자 보길도에 왔다는 사실을 예감하고 있었을 텐데 그 사실을 확인이라도 하려는 듯이 물었다.

 

그쪽도 혼자 오신 것 같은데.”

 

민기는 대답 대신 되물었으나 그 되물음에는 답도 얹혀 있었다.

 

, 혼자 왔어요.”

 

일부러 혼자 오신 건가요?”

 

우매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여인은 민기의 우매한 물음에 아무런 저항감을 갖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혼쾌히 받아들이지도 않았는데 그것은 그녀의 말투가 주저했기 때문이다.

 

일부러는 아니고, 이 좋은 곳에 여자가 혼자 왔을 때는.”

 

죄송합니다. 제가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여인의 말투가 주저해지자 민기가 그 주저함을 눌렀다.

 

민기의 우매한 질문은 다시 침묵을 가져왔고 정원은 더 깊은 적막의 늪으로 빠져들었다.

참 곱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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