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거나 어쩔거나(2)




상규의 요즘 퇴근 후 시간 보내기는 서울 인근의 소규모 땅을 알아보는 것과 각종 채마의 농사기법을 알아보는 것으로 일관되었다.


상추는 서늘한 기후에 잘 자라며 물 빠짐이 좋은 땅에서 물을 잘 주어야 풍성하게 수확을 할 수 있으며, 오이는 모종을 심어 직사광선을 받게 하는 것이 좋으며 열매를 잘 맺게 하려면 순치기를 잘해주어야 하며, 고추는 햇볕이 충분하고 배수가 잘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고 정기적으로 물을 주되 과습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 등은 그통안 상규가 틈틈이 알아낸 정보였다.


상규는 그런 정보를 바탕으로 텃밭에서 무농약으로 농사를 지어 그 수확물로 지인들과 옛 이야기를 하며 소주잔을 기울이는 상상에 젖어있었다.

그것은 지극히 퇴직자가 노후에 꿀 수 있는 소박한 꿈이었다.


상규는 어느 날 그 소박한 꿈을 아내에게 넌지시 제시했다.

그동안 상규 아내는 상규의 말이라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순순히 따랐다.

그랬기에 상규는 별다른 고민이 없이 아내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그때만 해도 상규는 자신의 제의가 아내의 별다른 저항이 없이 통과될 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상규의 착각이었다.


퇴직하게 되면 퇴직금으로 서울 인근에 작은 땅을 매입하여 텃밭 일구며 노후를 보내려고 해.”


상규는 저녁 식사 후 후식으로 아내가 깎아 낸 참외 한 조각을 입에 넣고 있었다.

그의 말투는 아내가 알아서 하세요 하고 대답할 것으로 여유가 있었다.


당신이 먼저 말 잘 꺼냈어요.

그렇지 않아도 저도 할 말이 있어요.”


할 말이 있다고.

무슨 말인데 해봐.”


나 성형수술 할까 해요.

나 성형수술 시켜줘요.”


상규로서는 전혀 예상해 보지도 않았던 뜻밖의 말이었다.


그리고 저 농촌 생활 안 해요.

아니 못 해요.

콩나물도 키워보지 않은 제가 채소를 키운다는 것이 말이

돼요.

농사는 농사짓는 사람들이 하게 놔둬요."


상규 아내는 단호했다.


누군 태어날 때부터 농사짓는 사람이 있나.

배우면서 하는 것이지.”


그래도 난 못 해요.

하려면 당신이나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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