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허



성  민(윤찬준)



모두가 떠나간 간이역

매표구의 불도 꺼졌고

개찰구도 닫혔다.


흐려지는 형광등 불빛 만큼이나

식어가는 난로를 껴안고 있던

한 사내가 말을 건다.


-어디로 가우.

-글쎄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네요

-하긴 살아가는 것이 그런 것이니까


사내는 난로에 더욱 바짝 다가서고

나는 달빛이 하얗게 내리는

숲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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