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거나 어쩔거나(1)




 

 

세상의 모든 존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싹이 트고 꽃을 피우던 봄이 가면 숲은 더욱 짙어지고 매미 울음소리 요란한 여름이 오고, 여름이 가면 찬바람에 잎이 우수수 지는 가을이 오고, 가을이 가면 흰 눈이 장독대에 소복히 쌓이는 겨울이 오고, 겨울이 가면 개나리꽃 진달래가 온 산을 물들이는 봄이 다시 찾아 온다.


계절은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시 찾아오는 것이다.

만물만 어디 그런가.

인간이 지니는 부귀영화나 권세도 마찬가지이다.


한때는 풍족하게 누렸던 부귀영화도 세월이 가면 덧없어지고, 한때는 날아가던 새도 떨어뜨리던 권세도 화무십일홍이다.


인간의 외형도 다르지 않다.

젊었을 때는 젊다는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움이었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아름다움은 서서히 퇴색이 되어간다.

머리가 희어지고,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허리가 굽어진다.


어디 외모만 그런가.

힘도 약해지고 그 팔팔하던 용기도 수그러든다.

외형에 대한 관심은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강하다고 하겠다.

여성은 날이 갈수록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존감을 잃기도 하고 심하면 대외 기피증이나 우울증을 앓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상규는 얼마 전에 뜻하지 않은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상규는 올해 50대 후반이 되었고 아내는 이제 50대 중반이 되었다.


결혼한 지 25여 년.

그동안 상규도 자리를 잡느라 앞만 보고 살아왔고 아내도 풍족하지 않은 가운데 살림을 꾸려나가느라 옆을 볼 겨를이 없었다.

부부의 그런 절약과 소박 덕분에 상규가 정년퇴직을 1년 앞둔 현재 가정도 안정되었고 아이들도 모두 성장하여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상규는 정년퇴직하게 되면 서울 인근에 소규모로 땅을 매입하여 텃밭을 가꾸며 노후를 보낼 생각이었다.


상추나 오이를 심고 그것들을 무농약으로 길러 지인들을 불러 삼겹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것을 상상하노라면 행복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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