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물 켜기(7)
석규에게는 오로지 그녀가 자신에게 말을 걸어왔다는 그 사실만이 중요했다.
그날 석규는 하루 종일을 콧노래를 부르며 보냈다.
그런 그를 주위사람들은 실없는 사람으로 보았지만 석규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 석규의 심장을 더욱 뛰게 하는 일이 생겼다.
석규는 매일 출근하듯이 주유소에서 주유만 한 것이 아니라 그외에 얻은 것도 있었다.
그녀는 얼마 전까지 회사에 다녔는데 다니던 회사가 부도가 나 그만두게 되었고 놀기도 뭐해서 새로운 직장을 구할 때까지 주유소 아르바이트한다고
했다.
또 그녀는 3호 주유기를 담당하고 있으며 근무는 오전에만 하고 있으며 일주일에 하루 일요일에는 쉰다고 했다.
석규가 주유소에 출근한 듯한 지 보름 정도 됐을 때였다.
석규의 승용차로 다가오는 그녀의 손에 무엇인가가 들려져 있었다.
그것은 B브랜드의 연료 첨가제였다.
그녀는 B제품이 연비를 개선해주고, 엔진을 깨끗이 해준다며 제품선전에 노력했다.
석규는 B브랜드에 관심도 없었고 그 제품을 선전하는 그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는 연신 B브랜드 설명에 집중했고 석규는 그녀의 입술에 집중했다.
석규는 그녀가 말을 걸어온 사실이 기쁘기도 했지만 물건 구입까지 권한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을 친숙한 존재로 여기고 있다는 사실이 더 기뻤다.
“그러니 그게 좋으니까 구입해 달라는 것이군요.
알았어요.
2개 주세요.”
“2개 나요?
1개만 구입하셔도 되는데.
무리 하시지 않아도 돼요.”
그녀는 석규를 걱정하는 것 같았다.
석규는 그런 그녀가 고맙기도 했다.
“무리하는 것 아니예요.
하나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요.”
석규는 연료 첨가제를 줄 친구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친구를 핑계로 삼았다.
석규가 연료 첨가제를 1개만 구입해도 됐으나 2개를 구입한데
는 다 속셈이 있어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