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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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언니가 돌아왔으니까, 엄마가 보증금 삼백만원도 다 까먹고 월세까지 밀려놓은 깡통 반지하방에 언니가 와줬으니까, 아빠도 다른데 소희랑 팔 년을 같이 살아줬으니까, 그러니까 그깟 돈 이천오백만원은 언니가 다 가져도 된다. 다 써버려도 된다. 언니는 올 거니까. 그때처럼 한참 있다가. 몇 년은 지난 거 같은데 몇달쯤밖에 안 지나서 삼겹살이든 뭐든 사가지고 올 거니까, 언니는엄마랑 다르니까. 언니는 한 번 와줬으니까, 이번에도 꼭 다시 와줄 거니까. 소희는 믿고 기다린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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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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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계산을 하고 가계부를 쓸 때에만 소희는 살아 있는 것 같다. 뭔가 벅차오르다 금세 풀이 죽고 갑자기 조급증이 났다 울렁거렸다 종잡을 수 없는 흥분 상태에 사로잡힌다. 이번달 월급 백칠십만원을 받으면, 받으면…..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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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멀었다는 말 - 권여선 소설집
권여선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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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엇인지 알수 없지만 그에게 왔던 것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고 영영 지울 수도 없으리라고 그는 침울하게 생각했다.
단 한 번이라니..... 단 한 번이었다니…... 다영도 이곳에서 이런 무섭도록 강렬한 한 번을 경험한 것일까. 그래서 그에게 은밀한 보물이 묻힌 곳을 알려주듯 이곳으로의 산책을 권유했던 것일까. 순간 다영의 굳은 얼굴이 떠올랐고, 그게 그러니까 ..… 한번은 .... 한 번은 해도 됩니까. 묻던 다영의 말이 식당 여자가 아니라 자신을 향한 것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해도 됩니까, 한 번은? 그는 숨이 막힐 듯한 통증을 느끼고 자갈 위에 주저앉았다. 과연 그렇다. 왜 해도 되나, 한 번은?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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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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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아무렇게나 대하는 것이 만연한 사회에서 왜 사람을 아무렇게나 대하느냐는 질문은 너무 본질적이라서 급진적이다. 사람을 차별하는사회에서 왜 차별하느냐고 묻는 것은 너무나 근본적이라서 급진적이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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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메모 - 이것으로 나의 내일이 만들어질 것이다 아무튼 시리즈 28
정혜윤 지음 / 위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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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전범 백마흔아홉 명 중 스물세 명은 조국을 해방시킨 연합국에 의해 사형당했다. 그동안 천황, 731부대 책임자, 강제징용의 기획자 누구도 전범명단에 오르지 않았다. 역사 속에서 철저히 혼자였던그들은 당시 역사가 필요로 했던 것, 정의실현을 위한 엑스트라 역할을 하다가 죽은 뒤 이내 역사의 쓰레기통 속으로, 망각 속으로 들어갔다. - P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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