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에 가장 좋았던 기억은 타인의 몸에 관한 것이란 것을 알게 되었어요. 횡단보도 맞은편에서 흔들던 손, 눈곱을 떼주고 침을 닦아주던 손, 추운 날 지퍼를 올려주던 손, "저기 은행나무 좀봐" 가리키던 손, "오늘 힘들었어?" 하며 잡아주던 손. 따뜻한 뺨, 안을 때 체온, 기댈 수 있는 어깨, 다독여주던 목소리. 감동은 항상 몸의 접촉에서 태어났어요. 인간의 몸은 타인에게 그런 의미가 있어요. - P119
꿈꾼다는 것은 더 확장해보고 싶은, 더 키워보고 싶은 자신만의 단어를 갖는 일이다. - P92
꿈은 ‘아니면 말고‘ 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할 일의 세계다. - P86
우리는 돈이 안 되는 것을 중요하지 않다고 하지만 돈이 안 되는 것들의 도움으로 산다. 무화과 냄새, 라일락꽃향기, 재잘재잘 새소리, 바다의 즐거운 에너지, 하늘에서 떨어지는 꽃잎. 그리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사랑의 수많은 모습들. - P5354
우리는 스치듯이 살아가는 방법을 이미 많이 배웠다. 마치 스마트폰의 기사를 검색하는 손가락의 가벼움처럼, 그러나 무엇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가슴 아리게도 ‘설레는 느낌‘도 없이 살게 된다. 삶은 시들하다(시들한 사람의 특징. "아무것도 관심 없어!").그러나 메모는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을 리가 없다. 메모는 절대적으로 나 자신과 상관이 있는 일이고 내가 뭔가를 중요하게 여기고 싶어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