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그 생명의 중심에 이르자 갑자기 검은 물거품이 위로 솟구쳐올랐다. 그러더니 그 교묘한 탄성 덕분에 배에서 벗어나고 그 거대한 부력 덕분에 물속에서 아주 힘차게 솟아오른 관으로 된 구명부표가 바다 위로 길게 솟구쳤다가 아래로 떨어져서는 내 곁을 둥둥 떠갔다. 나는 그 관을 붙든 채 꼬박 하루 낮과 밤 동안 부드러운 장송곡 같은 대양 위를 떠다녔다. 상어들은 아무 해도 끼치지 않고 마치 입에 맹꽁이자물쇠라도 채운 듯 바다를 유유히 미끄러져 갔다. 사나운 도둑갈매기들은 부리에 칼집이라도 씌운 듯 하늘을 유유히 미끄러져 갔다. 이틀째 되는 날, 어느 배 한 척이 점점 가까이 다가오더니, 마침내 나를 바다에서 건져주었다. 그것은 정도에서 벗어난 항해를 이어가던 레이철호였다. 잃어버린 아이들을 찾아 왔던 길을 되짚어가다가 엉뚱한 고아만 찾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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