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크가 정확히 언제 <절규>를 그리게 된 영감을 얻었는지는 알수 없지만, 뭉크는 파리 유학 시절인 1892년, 습작 노트에 에케베르그 언덕에서 받은 느낌을 고스란히 기록해두었다.
친구 두 명과 함께 나는 길을 걷고 있었다.
해는 지고 있었다.
하늘이 갑자기 핏빛의 붉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나는 우울감에 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조이는 통증을 느꼈다.
나는 멈춰 섰고, 죽을 것 같이 피곤해서
나무 울타리에 기대고 말았다.
검푸른 피오르와 도시 위로
핏빛 화염이 놓여 있다.
내 친구들은 계속 걸어가고 있었고,
나는 흥분에 떨면서 멈춰 서 있었다.
그리고 나는 자연을 관통해서 들려오는
거대하고 끝없는 비명을 느꼈다.
- 뭉크의 노트 (MM T 2367, 1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