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데서 싸움도 전쟁도 일어난다. 서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는 노력을 거듭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마음이 통했을 때 관계의 기쁨을 누리게 된다.
원래 도베르만은 크고 늘어진 귀에 꼬리도 긴데, 인간이 그걸 짧게 잘라 일부러 무서운 인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도베르만의 단이도, 단미도 금지되어 있다. 나도 태어난 모습 그대로의 도베르만을 보았지만, 너무 귀여워서 금방은 도베르만이라는 걸 못 알아봤다. 귀나 꼬리를 자르는 것은 당연히 개에게 큰 아픔을 준다.
잉크병에 펜 끝을 담그고 쭉 빨아들이는 과정이 미치도록 좋다. 그때마다 지난번에 빨아들인 잉크가 전부 글씨가 되어 누군가의 곁으로 떠났구나,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든다.
편지란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쓸 수 없는 것이다. 상대와 마주함과 동시에 자신과도 마주해야 한다.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이제 근본적인 것부터 바뀌어 가겠구나, 생각했지만, 최근의 모습을 보면 마치 사고 따위 일어나지도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