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넨다는 건 허공의 높은 곳에 위태로운 선을 긋고 그만큼 높이, 아주 높이 뛰고 싶다는 마음과 유사했다. 그것은 추락과 부상에 대한 불안감을 이겨 낼 때만 가능한 도약이기도 했다. 한번 거부된 마음을 돌려받은 후 알리스는 겁쟁이가 되었다. 그걸 부정하거나 뛰어넘고 싶은 마음은 다시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차라리 좋았다. 그 후에는 누구도 그렇게 높이 뛰어야 할 만큼 좋아지지 않았다. 장대 없이도 넘을 수 있는 높이의 사랑만 했고 떨어져 다치더라도 치명적인 부상으로 남지 않는 연애만 했다. - P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