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따라 되는 일이 없을 때
가끔 정말 그런 때가 있다.
안좋은 일들만 연속으로 터지고 재수도 더럽게 없을 때,
세상사람들이 모두 짜고 한꺼번에 나를 괴롭히는 것 같을 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강한 악운이 나를 덮칠 때가 있다.
그건 언니가 똥 밟아서 그런 거다.
멀쩡한 대로를 걷다가 무심결에 똥을 밟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조용히 가던 길을 계속 걸으며 신발의 똥냄새가 빠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좌절해서 걷지 않고 가만히 서 있으면 똥냄새에 잠식당할 뿐이다.
언니들, 누구나 가끔 똥을 밟는다.
똥냄새가 빠지는 데 며칠이 걸리냐, 몇 달이 걸리냐,
몇 년이 걸리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짜증나 죽을 것 같지만 버티고 걷는 수밖에 없다.
걷다보면 똥은 떨어져 나가고, 냄새는 사라진다.
참고로 언니들! 똥은 신발 밑에 있다.
정 안 되겠으면 신발을 벗어 버리는 것도 방법이다.
버티다가 죽을 것 같을 땐 다 버리고 도망쳐라.
도망치는 것도 지혜다. - 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