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서의 강렬한 액땜 이후 술에 대한 나의 사랑은 꽃의 지하처럼 더욱 깊어졌다. 다쳐보니 무슨일이 있어도 새살은 어떻게든 돋아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으니까. 인간은 생각보다 완전하지 않아서 언제든 터질 수도 꿰매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고 속이 편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저 이제는 술을 마시러 갈 때 굽이 높은 신을 신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않는다. - P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