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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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이 없는 신체 부위도 살아 있기는 하지만, 자아를 규정하는 것은 고통과 감각이다. 당신이 느낄 수 없는 것은 당신이 아니다.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선뜻 돌봐 줄 수가 없다. 당신의 손발이 당신에게서 잊힌다. 반면에 고통은 지켜 준다. 눈에 무언가가 들어가면 즉시 그에 대해 대처하기 마련이다. 매우 섬세하고 매우 조심스럽게 그렇지 않으면 아플 테니까. 움찔하고, 눈을 깜빡이고, 눈물이 흐른다. 나병에 걸리면, 깜빡임을 멈출 것이다. 그렇게 눈물이 마르고, 어쩌면 너무 심하게 긁어서 각막에 상처를 줄지도 모르고, 어딘가 다쳤다는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할지도 모른다. 나병에 걸리면 보통 그런 무감각 상태가 된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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