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비유를 들어보죠. 지성이 좀 달리는 듯하니까. 똑같은 돌덩이들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립에도 쓰이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담장을 짓는 데도 쓰이죠. 벽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용도가 중요한 거요. 이제 아시겠소?"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벽돌이나 문자나 원자 얘기를 할 때 중요한 건 누가 그걸 정돈하고 어떤 용도로 쓰는가 하는 거요. 달리 말하면,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고 그 사람됨을 가지고 뭘 하는지가 중요하다는 겁니다. 육십오만 시간을 사나 여섯 시간 삼십 분을 사나 똑같아요. 시간을 가지고 뭘 할 줄 모른다면 시간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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