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태 푸른사상 시선 105
박상화 지음 / 푸른사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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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하다 보면
포크에 수없이 가로 새겨진 긁힌 자국,
철수세미로도 지워지지 않은 잇자국,
입에 음식을 넣는 일은
쇠에 고랑을 내는 치열한 일이어서,
포크도 숟가락도 상처투성이.
상처 없는 밥이 없고
고통 없는 기쁨도 없어,
보드라운 하얀 빵도
뜨거운 불길을 견디고 익어간 것을.
그대를
마주 앉아 천천히 밥을 먹을 때
상처도 고통도 모락모락 증발하는
햇살이 차려진 식탁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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