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셴든은 이 지저분하고 정 많고 매력적인 도시에 걸맞게 빈둥거리며 사흘을 보냈다. 아침부터 밤까지 정처 없이 배회하면서 그는 볼거리를 찾아다니는 관광객의 시선도, (저녁노을에서 어떤 음악적인 문구를 떠올린다거나 사람들의 얼굴에서 어떤 인물의 단서를 발견한다거나 하는 등) 영감을구하는 작가의 시선도 아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랑자의 시선으로 그 도시를 바라보았다.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