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면 역사와 관련해서, 어떤 일은 말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말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역사에서는 말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망각이며, 자신들의 역사가 지워질 위험에 처한 사람들에게 그것은 가장 두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실제로 역사는, 비록 기념물들이 있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다. 기념물을 세워 표지를 남기는 것은 역사의 절반일 뿐, 나머지 절반은 해석이다. 그리고 망각보다 더 나쁜 것은 사건을 잘못 전하는 것, 편파적으로 전하는 것, 혹은 일부만 전하는 것이다. 진실은 전해져야만 한다. 그리고 재현 자체에만 맡겨둘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사고 후 그녀는 모든 일을 경찰에게 맡겼지만, 그 결과 자신은 옆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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