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바이어스 울프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부와 명성이라는 것을 누리던 시절의 카버에 대해 샘 핼퍼트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명성이라는 것은 깃털처럼 가벼운 거지만 그것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장자가 말했는데, 카버는 아주 잘 감당했어요. 카버는 좋은 일에 대해서는 아이처럼 좋아하고 즐기다가 아이처럼 곧 잊어버렸어요."
혹은 이게 카버의 말대로 ‘그레이비‘ 이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오랫동안 다양한 종류의 불길 속에서 구워진 인생에, 그렇게 구워진 대가로 한 국자 끼얹어진 약간의 위로. 굳이 그런 것은 허망한 것이라고 누구도 콕 짚어서 말하고 싶지 않은, 아슬아슬한 달콤함.
- P2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