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 역사 따라 걷는 서울 골목길 산책
정명섭.김효찬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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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년이 넘은 삶은 어쩔 수 없이 망해가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했다. 망해가는 이라는 단어를 쓰니 다소 염세적인 느낌이지만 사실 그렇게 우울한 뜻은 아니다. 그저 시간에 산화돼 형체가 소실되어 가는 모양을 표현하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의미로 이곳 북촌의 망해가는 풍경은 내 나이처럼 흔들흔들 정겹다. 흔들림이 없어진다고 하여
‘불혹‘ 이라 하던데, 나는 오십이 다 되어가는 나이가 부끄럽다. 공평한 노란빛 아지랑이에 흔들거리며 산화되어가는 낡은 지붕들이 아무렇지도 않아 다행이다.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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