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틀리게 진심으로 문학동네 시인선 139
김경인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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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012 아무것도 잊어서는 안 돼. 정말 봄이라며?
(두 사람)

p048 사람을 모집합니다
아무렴요, 내년에는 꼭 사람이 될 예정입니다
(인간 연습)

p062 저토록 핏기 없이 흐물거리는 살점이
너의 것인지 나의 것인지
아드득 씹는 이 뼈가 단단한 살의인지 사랑인지
영영 모르면서
밑간이 덜 된 채로 익어가는
삶을 쭈욱--,
찢어라
(대낮)

p074 가렵다고 다 날개인 건 아니야, 나는 퇴화된 적도 없지
(여름 아침)

p094 자, 너의 입안에 가득 고인 말들은
상한 자두인가, 아니면 달콤한 딸기인가
(딸기잼이 있는 저녁)

p118 한입 베어물면 혀 위로 사라지는 바나나처럼
혀 위에 늘어선 사람들이 달콤하게 녹아
목구멍 너머로 다 사라지는 놀랍고도 따뜻한 귀가를
(바나나 리퍼블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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