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는 슈토클레 하우스를 마지막으로 10년을 몰두했던 황금시대를 접었다. 금빛으로 빛나던 번영의 시간들은 이미 지나갔다. 빈은 모든 것이 안정적이고 영화로워 보였지만, 그것은 단지 백일몽일 뿐이었다. 제국의 질서는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무엇보다 클림트는 완성된 시대에 안주할 수는 없었다. 10여 년전 역사화가로 쌓아 올린 모든 과거를 뿌리째 부정하고 빈 분리파로 새로이 출발했듯이, 이번에도 클림트는 황금의 세계를 벗어나 장식과 동양의 세계로 탈출하기로 했다. 어찌 보면 이것은 클림트의 선택이 아니었다. 클림트는 예술가로서의 생명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다른 세계로 뛰어들어야만 했다. 더 예리하고 날카로운젊은 재능들이 어느새 턱 밑까지 바싹 쫓아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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